[헤럴드경제=윤정희(부산) 기자]그동안 꾸준한 사랑을 이어온 일본인들의 한국소주 취향이 변하고 있다. 롯데주류와 하이트 진로가 수출하는 ‘경월 vs 진로’ 소주로 양분되던 취향이 부산, 경남, 안동, 제주 등 지역별 향토소주에 대한 관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현상은 그동안 대기업 소주업체들이 양분해 왔던 일본 소주수출 시장이 지역 향토소주업체들까지 확대되는 의미다.

28일 지역 주류업체들에 따르면 일본 바이어들의 향토소주에 대한 관심이 지난해 급격히 높아지기 시작하면서 올해부터는 직접적인 수출증가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지난해 일본 바이어의 방문으로 생산시설 확인절차에 들어갔던 부산 대선주조와 경남 무학, 경북 안동소주, 제주 한라산 등 소주회사들의 일본 소주 수출이 1월부터 크게 늘어났다.

부산 향토기업인 대선주조㈜는 최근 일본의 대형 주류수입 및 판매업체인 파스포트와 1억5000만원 상당의 시원소주 수출계약을 체결하고, 1차 수출물량을 부산항을 통해 일본으로 보냈다. 이번에 수출된 대선주조의 시원소주는 4ℓ들이 용량으로 알콜도수가 25도이다.

파스포트 코지마측은 지난해 수차례 부산을 오가며 대선주조 기장공장의 생산 설비와 시설를 점검한 결과에 만족해 올해부터 수입에 들어간 것이다. 대선주조는 수출용 4ℓ 들이 소주 생산을 위해 기장공장에 생산라인을 추가 설치했으며 4ℓ들이 시원소주는 일본 식당과 술집에서 과즙, 우롱차, 탄산음료와 섞어 마시는 칵테일용으로 판매된다.

대선주조는 이미 이동재팬이란 회사와 꾸준한 수출실적을 이어왔으며, 지난해 시원 병소주 4000만원 상당을 수출했고, 기존 1.8ℓ와 700mℓ 용량도 8000만원 상당 수출했다. 이번 4ℓ들이 소주수출과는 별도로 1000만달러 규모의 천연암반수 100%의 고급소주 제품을 일본의 다른 유통회사와 OEM 형태로 수출 협상 중에 있다고도 밝혔다.

일본 바이어들의 수입물량 요청은 경남 ㈜무학의 좋은데이 수출 증가로도 이어지고 있다. 3년전 저도주 좋은데이를 일본에 수출하기 시작한 무학측은 지난해 후쿠오카와 오사카, 오쿠보지역에서 현지 판촉활동을 벌인 결과 올해 1월부터 수출물량이 크게 늘고 있다.

지난해 전체 좋은데이의 수출은 8000만원 상당. 그러나 올해들어 3월 중순까지 수출량이 벌써 7000만원어치를 넘어선 것이다. 그만큼 무학의 저도주 좋은데이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것. 16.9도의 순한 소주로 13~17도 정도인 일본의 사케와 도수가 비슷해 부드러운 목넘김을 선호하는 일본인들의 선택을 받게된 것이다. 특히 한류 드라마에서처럼 소주한잔을 원샷하는 모습을 흉내내려는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다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OEM수출의 경우는 환율탓에 다소 줄어들고 있으나, 이자까야 체인점 등에 납품하는 소주도 저도주로 바뀌면서 점차 물량이 늘어난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제주의 ‘한라산 소주’도 올해들어 일본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라산은 일본에서 체인스토어를 운영하고 있는 유통업체 젠키㈜(GENKY)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한라산 소주를 공급키로 하고 올해 첫 일본 수출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최근 일본 수출길에 오른 한라산 소주는 1800㎖들이 7600병으로, 금액으로는 1330만원에 이르는 물량이다. 한라산 소주는 지난해에도 12만병 이상을 일본에 수출하는 최대 실적을 올리는 등 청정 이미지를 앞세워 현지 소비자들에서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일본시장 공략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안동시 풍산읍 산업단지에서 생산되는 명인 안동소주(대표 박재서) 2만병이 올해초 부산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됐다. 우리나라 대표 전통주의 하나인 명인 안동소주는 박재서 명인(대한민국전통식품명인 6호)이 빚은 증류식 소주로, 지난해 대한민국 우리술 품평회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이번 수출은 안동시와 경북청정약용작물클러스터 사업단 지원으로 지난해 11월6∼9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국제식품산업대전에서 일본 바이어 상담을 통해 이루어졌다. 명인 안동소주는 일본 대규모 유통체인망을 통해 판매될 예정이어서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지난해 일본으로 수출된 한국소주 수출량은 1350만 상자, 이중에서 롯데주류와 하이트진로가 전체의 90%가량 차지하고 나머지 10%는 지역 향토 소주업체들의 제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