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상수 기자]국내 자동차업계의 최대 축제, 서울모터쇼가 개막했다. 올해 서울모터쇼는 역대 최대 규모를 갖췄다. 이미 관람객 수나 규모 면에선 세계 3대 모터쇼에 비견할 수 있다는 게 조직위원회의 설명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모터쇼가 세계적인 수준으로 성장했다면 당연히 축하할 일이다. 그런데 뒷맛이 개운치 않다. 무엇인가 핵심이빠진 느낌이다.

세계 주요 모터쇼는 각자의 강점을 자랑한다. 매년 초 열리는 디트로이트 모터쇼는 한 해 자동차의 흐름을 보여주는 모터쇼이다. 파리 모터쇼는 미래 자동차 트랜드를 선보이는 모터쇼로 자리매김했다. 프랑크푸르트 모터쇼는 세계 최대 규모에 각종 신기술을 선보이는 모터쇼로 유명하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공통점은 바로 주인공이 ‘자동차’란 점이다.

서울모터쇼도 이들 모터쇼와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강조하는 부문이 있다. 그게 바로 다양한 부대행사이다. 관람객 체험 프로그램이나 각종 공모전, 세미나 등은 세계 주요 모터쇼도 모두 서울모터쇼를 부러워한다고 말한다.

문제는 다름아닌 모터쇼의 ‘주인공’, 신차가 빠졌다는 점이다. 그러니 뒷맛이 개운할 수가 없다. 올해 서울모터쇼에서 수입차 브랜드가 월드프리미어(세계 최초)로 공개하는 모델은 단 1대도 없다. 당연한 일일까? 미국에선 수입차격인 기아자동차는 비슷한 시기 열리는 뉴욕 모터쇼에서 2세대 쏘울, 뉴옵티마 개조차, 포르테 2도어 등 신차 3종을 세계 최초로 공개한다.

국내 완성차업계의 ‘큰형님’, 현대ㆍ기아자동차마저도 서울모터쇼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하는 신차는 콘셉트카와 트럭 뿐이다. 서울모터쇼에서 공개되는 월드프리미어는 총 9대. 그 중 4대를 차지하는 트럭과 콘셉트카를 제외하면 남은 신차는 쌍용차 체어맨 W 서미트, 중소자동차업체 어울림모터스의 뉴 스피라 GT 3.8이 전부이다.

모터쇼 현장에서 만난 한 수입차업계 관계자는 “솔직히 본사에 월드 프리미어를 요청할 명분이 없다”고 토로했다. 국내 완성차업계를 대표하는 현대ㆍ기아차조차 서울모터쇼에서 신차를 선보이지 않는데, 수입차 브랜드가 먼저 나설 이유가 없다는 설명이다.

현대ㆍ기아차에 애국심을 호소하는 건 아니다. 기업에 애국심을 요구할 이유도, 명분도 없다. 현대ㆍ기아차가 서울모터쇼에 더 많은 신차를 선보여야 하는 이유는 자명하다. 현대ㆍ기아차만큼 한국시장이 중요한 브랜드는 없기 때문이다. 국내 수입차 판매 1위가 BMW이지만, 냉정히 말해 한국 시장에서 철수해도 BMW가 존폐의 위기를 겪진 않는다. 폴크스바겐도, 도요타도 다 마찬가지이다. 세계 5위권 자동차 브랜드 중 한국시장에 사활이 걸린 브랜드는 현대ㆍ기아차가 유일하다.

서울모터쇼에 정작 신차가 없다는 논란은 매번 반복된다. 월드프리미어가 없으니 세계 자동차업계를 이끄는 글로벌 임원도 서울모터쇼를 찾지 않는다. 이들이 없으니 전 세계 언론도 서울모터쇼를 주목하지 않는다. 악순환을 해결할 열쇠는 국내 완성차업계, 특히 현대ㆍ기아차에 있다. 전 세계 언론이 주목하고, 글로벌 완성차업계의 임원이 대거 등장하고, 세계 최초 공개되는 신차가 쏟아지는 서울모터쇼, 2015년엔 진정 풍성한 서울모터쇼로 거듭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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