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황유진 기자] ‘전세 난민’이라는 말이 생겨날정도로 주거안정에 심각한 위협을 받는 서민들이 늘면서 계약금이나 보증금과 관련된 분쟁도 증가하고 있다.

서울 강서구에 살고 있는 김모(38) 씨는 최근 집 주인과 언성을 높이며 크게 싸웠다. 전세 계약이 만료돼 이사를 가려 했지만 집주인이 당장 목돈이 없다며 다음 세입자가 들어와야 전세금을 내 줄수 있다고 버텼기 때문이다.

김 씨는 “이미 이사갈 집을 알아보고 계약금까지 걸어둔 상황인데 이마저도 날리게 생겼다. 집 없는 설움을 톡톡히 겪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집 주인들이 전세보다는 월세를 선호하면서 갑자기 계약 변경을 요구하는 등 횡포를 부리는 경우도 있다. 유모(32) 씨는 최근 전세로 신혼집을 계약했으나 집 주인이 일방적으로 월세로 변경을 종용해 울며 겨자먹기로 소위 ‘반전세’ 계약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유 씨는 “집 주인의 횡포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신혼 살림을 들여야 해 어쩔 수 없이 계약을 했다”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장기 불황이 계속되면서 김 씨나 유 씨의 사례처럼 서민들의 ‘집 없는 설움’은 깊어져가고 있다.

서울시 임대차 상담실에 접수된 임대차보증금 반환분쟁도 증가하고 있다. 2010년 2459건에서 2011년 2781건으로 13% 증가했고, 2012년에는 상반기에만 1680건으로 급증했다.

임대차 분쟁 관련 민원 수요가 늘면서 서울시는 지난해 하반기 ‘서울시 전ㆍ월세보증금 지원센터’를 열었고, 개소 100일만에 1만2911건의 상담요청이 쇄도하기도 했다. 특히 전월세 보증금 관련 상담만 2479건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으며 법률상담이 1409건, 일반 임대차 관련 질의가 9009건에 이르렀다.

무료법률지원센터의 한 관계자는 “임대차 계약에서 세입자들은 약자가 될 수 밖에 없다”면서 “관련 분쟁이 발생하면 법률지원센터 등을 통해 법적인 절차의 도움을 받는 것이 오히려 문제해결에 드는 시간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