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장한 고전서사가 국내 관객들의 울고 싶은 마음과 만났다.
‘레미제라블’이 극장과 공연, 출판가에서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휴 잭맨 주연의 뮤지컬 영화 ‘레미제라블’은 지난 12월 19일 개봉해 6일까지 누적관객 420만명(매출 약 308억원)을 돌파했다. 관객수 기준으로는 2008년 개봉한 ‘맘마미아’의 455만명(매출 295억원)보다 간발의 차로 뒤졌지만 매출 기준으로는 앞섰다. 국내 개봉 뮤지컬 영화 중에서 최고 흥행 기록이다. 관객수 기준으로도 오는 주말(11~13일) 중 최다 기록 수립이 확실시된다.
이에 힘입어 원작 소설도 뜨거운 인기를 누리고 있다. 민음사는 세계문학전집 301~305번으로 내놓은 빅토르 위고의 ‘레미제라블’ 완역본이 출간 두 달 만에 10만부를 넘겼다고 7일 밝혔다. 동 전집 중 최단 기간에 가장 많이 판매된 기록이다. 펭귄클래식코리아가 내놓은 5권짜리 세트도 1만 세트나 팔려나갔다.
1985년 영국 런던 초연 이후 처음 선보인 한국어 라이선스 뮤지컬공연에도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3일부터 25일까지 총 21회 무대에 오른 경기도 용인 포은아트홀 공연이 2만1000명(객석점유율 93.7%)을 끌어모았다. 사실상 ‘매진’이다. 대구(~20일)와 부산(2월 1일~3월 3일)을 거쳐 서울(4월 9일~)까지 이어지는 뮤지컬은 런던 오리지널팀의 제작진이 직접 연출에 참여했으며, 정성화가 주연했다.
이같은 ‘레미제라블’ 신드롬은 무엇보다 프랑스의 대문호 위고가 18년간 혼신을 기울여 구상하고 집필한 고전 서사의 힘과 뮤지컬 영화의 완성도에 바탕했다. ‘장발장’이라는 동화로나 알고 있던 국내 관객들은 영화가 담아낸 원작의 방대한 규모와 깊이에 놀랐다. 휴 잭맨과 앤 헤서웨이의 뛰어난 연기로 스크린에 재현된 원작은 선악에서 갈등하는 한 개인을 주인공으로 프랑스 혁명 격변기의 시대상을 담아낸 웅장한 서사극이었다. 대규모 스펙터클과 서정적이고 장엄한 뮤지컬 넘버는 원작에 대한 새로운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힐링’과 감동이 필요한 시대, 관객의 정서에 강렬하게 호소한 작품이라는 점도 흥행의 이유로 꼽힌다. 극 내내 이어지는 노래가 ‘지루했다’는 반응이 없지 않으나,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는 관람 후기가 지배적이다. 영화가 담아낸 19세기 프랑스 민중들의 비참한 삶과 권력의 횡포, 세상을 바꾸려는 이들의 희생 및 헌신, 용서, 용기, 사랑이라는 테마가 관객들을 울렸다. 팍팍한 삶과 치열한 경쟁사회 속에서 좌절과 스트레스를 겪는 우리 관객들에게 위안과 치유의 드라마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이 있다.
‘저렴한 입장료로 즐길 수 있는 대작 뮤지컬’이라는 점도 영화의 폭발적인 호응에 한몫했다. 단적인 예가 ‘8000원으로 보기에는 미안한 영화’라는 평이다. 연말연초 화려한 이벤트를 즐기고 싶지만 호주머니 사정이 여유롭지 않은 대다수 관객에게 공연 이상의 규모와 생생함을 즐길 수 있는 작품이 됐다는 분석이다.
이형석 기자/suk@heraldcorp.com
![4000만원 낼 세금을 1억 넘게 물다니…‘상속세 0원’이라도 꼭 신고해야 하는 이유 [이세상]](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3/news-p.v1.20260903.e72e37cbc9ac475abd6197c15b096a38_T1.png?type=h&h=240)
![앤트로픽 IPO는 시작일 뿐…AI 모델 ‘골라주는 시장’ 커진다 [서학개미 주식회사]](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3/rcv.YNA.20260813.PRU20260813276001009_T1.jpg?type=h&h=240)
![“교과서 미래엔 AI가 있다”…‘AI 공장’된 미래엔 세종공장 [그 회사 어때?]](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2/news-p.v1.20260821.9213ff47283443e4aeec745e2b971c31_T1.jpg?type=h&h=2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