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개인택시를 운전하는 A(65) 씨는 서울 강남구 역삼동 부근에서 B(36) 씨를 태웠다. B 씨는 곧 “내가 안과의사인데 기사님 눈이 좀 이상하다. 한 번 봐주겠다”며 갓길에 차를 잠시 세우게 했다. B 씨는 안구 상태를 봐야 한다며 A 씨의 눈꺼풀을 뒤집고 눈가를 손가락으로 자극하면서 동시에 혀를 잡아당기는 등 해괴한(?) 검사를 했다. 목적지에서 B 씨가 내린 후 A 씨는 콘솔 박스에 보관 중이던 수입금 16만원이 사라진 것을 알게 됐다.
서울 광진경찰서는 안과의사를 사칭해 고령의 기사가 운전하는 택시만 골라 승차한 뒤 “눈 상태를 확인해주겠다”며 안구를 강하게 자극해 신경을 분산시키는 수법으로 수십차례 금품을 훔친 B 씨를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절도)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고 1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절도 등 전과 19범인 B 씨는 지난해 10월부터 12월 15일까지 서울ㆍ대전ㆍ대구 등을 돌아다니며 고령의 기사가 운전하는 택시만 골라 승차한 뒤 같은 수법으로 택시기사 31명을 상대로 600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조사에서 B 씨는 “고령의 기사가 운전하는 택시를 탄 뒤 슬며시 자신이 안과의사라고 말하면 노안을 가진 운전기사가 자연스럽게 눈에 대해 물어왔다”며 “눈 상태를 확인하는 것처럼 눈을 강하게 자극해 눈물을 나게 하는 등 정신없게 만들어 금품을 훔쳤다”고 진술했다.
서상범 기자/
tig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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