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워’ 450만 관객 돌파…한국영화 흥행돌풍 이어가는 김지훈 감독

‘7광구’ 혹평 쏟아질 때 제작 매진 제작비 100억원·1700컷 CG동원 대작 딸아이 배역에 자기 이름 안썼다 불평도

데뷔 이후 너무 쉴틈없이 달려와 이젠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싶어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딸이 있습니다. ‘타워’ 보면서 무섭고 조마조마해서 반은 눈을 감았다고 하더군요. ‘7광구’ 이후에 우리 집안에서는 영화가 금기시됐는데 이번에는 저 몰래 아내랑 딸이 같이 극장에 갔던 모양이더군요. 관객들이 좋아해서 모처럼 아빠를 자랑스러워 하는 것 같아 다행입니다.”

영화 ‘타워’가 지난 14일, 관객 450만명을 돌파했다. 최근 서울 역삼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김지훈 감독(42)은 “이번 작품은 저에게도 힐링 무비였다”고 말했다.

지난해 지난한 산통 끝에 개봉한 ‘7광구’가 평단과 객석의 집중 포화를 맞고 있을 때 김지훈 감독은 ‘타워’를 촬영 중이었다.

영화 '타워' 김지훈 감독.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영화 '타워' 김지훈 감독.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최근 서울 역삼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김지훈 감독은 “이번 작품은 저에게도 힐링 무비였다”고 말했다.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영화 '타워' 김지훈 감독.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영화 '타워' 김지훈 감독.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최근 서울 역삼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김지훈 감독은 “이번 작품은 저에게도 힐링 무비였다”고 말했다.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10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되고 1700컷의 컴퓨터 그래픽이 동원된 대작은 고도의 기술과 노력이 요구되는 작업이었지만, 김 감독은 “촬영보다 어려웠던 것은 내 마음을 다스리는 일이었다”고 털어놓았다. ‘타워’는 새해 들어 한국영화의 흥행기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화려한 휴가’를 개봉한 2007년 얻은 딸 윤후(6)가 좋아라 해서 더 안심이 된다.

영화는 서울 도심 초고층 빌딩에서 일어난 화재를 배경으로 다양한 계층과 신분의 인간군상이 그려지는데 그 중심에는 건물 안전관리요원 김상경과 그 딸의 사연이 있다. “딸이 극중 소녀에게 자신의 이름을 붙여주지 않았다며 불평하더라”는 말도 웃음 끝에 덧붙였다.

김 감독은 ‘목포는 항구다’로 데뷔해 5ㆍ18민주화 운동을 다룬 ‘화려한 휴가’와 ‘7광구’를 거쳐 이번까지 4편의 장편을 연출했다. 김 감독을 바라보는 한국영화계의 시선엔 기대와 우려가 늘 교차했다. ‘할리우드 장르 영화에 대한 편향’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김 감독도 잘안다.

“저에 대한 과분한 평가이자 기대에 감사하죠. 지금 김지훈 이상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은 시대가 대중영화에 요구하는 것이기도 할 것입니다. 자본과 영화인ㆍ관객, 즉 투자자와 스탭ㆍ관객들이 꼭지점을 이루는 삼각형에서 무게 중심을 잡는다는 게 쉽지 않습니다. 이제까지는 정삼각형을 만들려고만 노력해 왔는데, 이제 변형과 변주가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생각해요.”

김 감독은 대구에서 나고 자랐다. 대학 전까지 서울은 중3 때 봤던 63빌딩과 고2 때 새벽기차를 타고 들러봤던 충무로가 다였다. ‘타워’는 성룡과 스필버그 영화를 좋아하던 중학생 김지훈이 63빌딩을 보며 처음 떠올렸던 아이디어였다.

김 감독은 대구 출신이지만 첫 2편의 작품의 배경을 목포와 광주로 했다. “분지인 고향에서 개방된 서울로 올라오면서 시각이 문화ㆍ사회적 시각도 열렸다”며 “전라도 사람은 대학(한양대 연극영화과)에서야 처음 만났고, 광주항쟁의 진실도 성인이 된 이후에야 알게 됐다”며 “그동안의 무지와 편견에 대한 부채의식이 영화 첫 2편을 만들게 한 동기”라고 말했다.

김지훈 감독은 “데뷔 이후 쉼없이 달려왔는데, 이제 제 내면의 소리를 들어야 하고 공부도 더 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형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