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윤정희(부산)기자] 항만에서 근무하는 일용직 노동자의 임금 일부를 강취하고 구직자들로부터 뒷돈을 받아 챙긴 부도덕한 노조 간부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노조 간부의 집에선 1억1000만원 상당의 고급시계와 황금열쇠, 1000만원권 수표 등이 발견됐으며, 이들은 받은 뒷돈으로 아파트와 명품시계를 구입하고 유흥비 등으로 탕진해왔다.
부산경찰청 수사과는 14일 구직자들에게 취업과 일용직 고용을 미끼로 뒷돈을 받고, 조합원들에게 정년연장과 승진을 시켜주겠다는 명목으로 6억원 상당의 금품을 받아 챙겨온 부산항운노조 간부 6명을 구속 또는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배임수재ㆍ사기 혐의로 구속된 부산항운노조 제1항업지부장 우모(55), 제2항업지부 반장 배모(46)씨 외에도 경찰은 부산신항만(PNC) 지부장 송모(45)씨 등 간부 4명을 추가로 불구속 입건했다.
구속된 제1항업지부장 오씨 등 2명은 지난 2010년 5월께 정년퇴직 예정자인 김모(61)씨 등 2명으로부터 3년 정년 연장을 대가로 5500만원을, 조합원 조모(35)씨 등으로부터는 조장 승진을 대가로 74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또 2010년 10월께 항운노조에 취업을 시켜주겠다며 최모(44)씨로부터 1200만원을 받는 등 11명으로부터 모두 4억여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PNC 지부장 송씨는 2009년부터 최근까지 일용직 근로자들로부터 속칭 ‘동원비’ 명목으로 매일 1만원씩 모두 7800만원을 착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항만노무공급권을 소유하고 있는 노조에서 일용직 근로자를 공급하면서 동원비를 공제했다. 일용직 근로자들은 주간일당 12만9000원, 야간일당 16만6500원을 지급받아 조합에서 2%의 조합비 외 동원비 명목으로 1만원씩 강제 공제당했으나, 일을 계속하기 위해 항의 등을 할 수 없었던 것으로 경찰조사 결과 드러났다.
이 밖에 제1항업지부 반장 신모(52)씨 등 중간간부 3명은 취업 등을 미끼로 1200만원에서 최대 6000여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이들 간부들은 조합원들에게 수사에 협조하면 힘든 작업장으로 보내겠다고 협박하고, 출석요구시 뒷일을 책임지겠다고 잠수를 지시하기도 했다. 또 부산경찰청 입구에 잠복하면서 조합원들의 출석여부를 확인 하는 등 조직적으로 수사를 방해하기도 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이들이 저지른 비리는 경찰이 밝혀낸 것만 15건. 경찰은 부산항운노조 간부들에게 돈을 준 조합원 15명에 대해서도 배임증재 혐의로 수사 중이다.
부산항운노조는 2005년 검찰의 대대적인 취업비리 수사이후 2006년 1월 대국민 사과문 발표와 자정결의까지 했지만, 이후 해마다 노조간부들이 구속되는 등 취업비리가 이어져왔다.
이처럼 해마다 부산항운노조의 취업비리가 이어지는 것은 이들이 사실상 부산항의 노무공급권을 가졌기 때문이다. 경찰은 항운노조의 이름 아래 항만운영사들과 노무공급에 관여하면서 조합원들을 위주로 취업을 알선하면서 자신들의 힘을 과시해왔다고 전했다.
경찰은 취업난을 이용, 채용을 미끼로 돈을 받은 노조 간부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부산항운노조의 불법적 관행을 뿌리뽑기위해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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