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하남현 기자] 국민소득은 매년 사상 최대라는데 개인들의 주머니는 홀쭉해져만 간다. 경제 성장의 과실이 기업, 정부에 몰리는 통에 ‘부자 기업, 가난한 개인’의 모습이 고착화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8일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소득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명목 GNI(국민총소득)은 1277조132억원이다. 이를 연평균 원/달러 환율(1126.8원)과 인구(5000만4441명)로 나눈 1인당 GNI는 2만2720달러로 추산됐다. 10년 전인 2002년의 1만2100달러보다 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로, 사상 최대다.

우리나라의 실질 국내총생산(GDP)도 지난해 처음으로 1100조원을 돌파했다. 한국은행의 ‘2012년 연간 국내총생산 속보치’에 따르면 가계, 기업, 정부 등 경제주체가 지난해 국내에서 생산한 재화와 서비스의 가치를 시장가격으로 평가해 합산하고 물가변동 등을 고려해 산출한 실질 GDP는 1103조4673억원이다. 이를 통계청의 추계인구(5000만명)로 나누면 1인당 실질GDP는 2207만원이다. 전년도에는 2173만원이었다.

하지만 10년 전보다 소득이 갑절 늘어났다고 느끼는 서민은 거의 없다. 주요 대기업이 매년 수조원 규모의 사상 최대 이익을 거둬가고 있지만 이 과실이 가계에 충분히 돌아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가계소득 현황 및 시사점’에 따르면 GNI에서 가계소득이 차지하는 비율은 2011년 61.6%로 16년 전인 1995년(70.6%)에 비해 9.0%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기업소득이 차지하는 비율은 1995년 16.6%에서 2011년 24.1%로 7.5%포인트 상승했다.

임금상승률이 기업의 영업이익 증가율을 따라가지 못한 점이 크다. 2001∼2011년 기업의 영업이익은 연평균 10.5%나 증가했지만 평균임금은 7.2% 오르는 데 그쳤다. 기업들이 불확실한 경제 환경에 대비해 돈을 쌓아 두면서 투자 및 고용이 동반 부진 현상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 와중에 가계부채는 지난 1995년 194조5000억원 가량에서 1051조9000원으로 급증했다. 소득은 지지부진한채 빚만 잔뜩 진 것이다.

GNI에서 정부 소득이 차지하는 비율도 1990년 12.4%에서 2011년 14.3%로 늘었다. 정부가 행정서비스를 제공하고 수취하는 부가세 등을 통한 소득증가율이 가계 소득 증가율보다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