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병원 측 “자인퇴원서 받고 조치” 시민단체 “책임회피 처사” 비난
한밤중에 퇴원시킨 암 중증환자가 퇴원하자마자 의식불명으로 쓰러지고, 다른 병원에서 치료받다가 20일 만에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암 중증환자를 한밤중에 퇴원 조치했던 가천의대 길병원에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가천의대 길병원은 문제의 암환자를 상대로 지난해 두 차례나 수술을 벌이면서 치료해왔던 병원이어서 시민단체와 병원업계로부터 “도덕적으로 문제의 소지가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5일 인천지역 시민단체와 인천의료원에 따르면 중국 국적의 S(63ㆍ남) 씨는 지난해 11월 1일 오전 9시30분께 의식을 잃은 채 119 구급대로 인천시 동구 방축로에 위치한 인천의료원에 실려왔다.
S 씨는 앞서 전날인 10월 31일 밤 11시41분께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 소재 길병원 응급실에서 나와 헤매다 의식을 잃었으며 길에 쓰러진지 10시간 만에 주변 신고에 의해 발견됐다.
인천의료원은 S 씨를 위해 곧바로 입원치료에 나섰지만 그는 결국 20일 만에 사망했다.
인천의료원 관계자는 “119구급대에 실려왔다가 의식이 돌아온 S 씨가 당시 ‘몸 상태가 악화돼 치료를 받기 위해 길병원 응급실을 찾았지만 제대로 치료를 해주지 않아 밤늦게 퇴원하게 됐다. 춥고 배가 고파 쓰러졌었다’고 진술했었다”며 “당시 S 씨 건강상태가 심각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퇴원 결정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환자가 퇴원을 원하더라도 치료가 우선”이라며 “길병원이 환자에 대한 관리 및 치료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인천사회복지보건연대 측도 “사람의 목숨을 다루는 의료기관에서 연고도 없고, 몸 상태도 심각한 중증 암환자를 굳이 밤늦은 시각에 내보냈어야 했는지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복지보건연대의 한 관계자는 “길병원 측은 당시 S 씨로부터 ‘자인퇴원서약서’를 받았다고 하지만 이는 환자 입장을 고려한 것이라기보다는 사후 책임회피를 위한 방편으로 볼 여지가 충분하다. 도의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길병원 측은 환자의 죽음은 안타깝지만 법적인 책임은 없다는 주장이다.
길병원 관계자는 “당시 응급실에서 S 씨에게 지속적으로 치료해야 한다고 했지만 스스로 퇴원하길 원해 ‘자인퇴원서약서’를 받고 퇴원시켜준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S 씨는 미국에서 위암 수술을 받았으며 지난해 1월과 6월 길병원에서 각각 방광암, 대장암 수술을 받았다.
인천=이도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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