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구’와 장발장의 공통점은 뭘까? 첫째, 잘 해 보려 했지만 그들의 선의에 세상의 악의로 되돌려 받았다. 용구와 장발장은 억울한 사람들이다. 둘째, 다음 세대를 위해 자신을 던지는 희생적인 존재들이다. 셋째, 그들은 아빠다.
‘아빠의 눈물’이 다시 한 번 기적에 가까운 이변을 일으켰다. 류승룡 주연의 영화 ‘7번방의 선물’(감독 이환경)이 지난 23일 관객 1000만명을 돌파했다. 압도적인 스펙터클, 폭발적인 액션, 미남미녀 톱스타, 격자처럼 꽉 짜인 이야기, 충격적인 반전…, ‘흥행 공식’이라 할 만한 그 어느 것도 없었다. 다만 ‘자식을 위해서 희생한 아빠의 눈물’만 있었다.
‘7번방의 선물’ 이전엔 ‘레미제라블’이 이변을 이끌었다. ‘레미제라블’은 뮤지컬 영화라는 상업적인 약점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말 개봉해 신드롬을 일으키며 572만명을 동원했다. ‘레미제라블’의 상영이 끝난 객석은 ‘7번방의 선물’처럼 늘 눈물로 젖어 있었다.
“울고 싶은 관객의 마음을 제대로 건드렸다”는 게 관객이나 영화전문가들의 한결 같은 분석이다. 왜 울고 싶었을까? 불황과 경제적 양극화와 살림살이는 더 어려워지고 삶은 더 고달파지고 있기 때문이다. ‘7번방의 선물’의 용구와 ‘레미제라블’의 장발장처럼 잘 살려고 해도 세상은 바르고 착하게 살려는 사람에게 더 모질기 때문이다. “정의란 무엇인가” 아무리 물어야 소용 없는 사회. 장관 후보들의 잇따른 의혹은 “한국에선 법 지키는 게 바보”라는 엄연한 사실만을 확인시키고, 권력의 부당한 행사로 억울한 사정에 처한 이들의 ‘곡소리’는 오늘도 멈추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힐링’의 콘텐츠가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는 것은 의미심장하다.
보통사람들의 ‘억울한 심정’이 주인공들에게 투영이 됐고, 스크린에서 아빠의 눈물은 객석과 강한 화학반응을 일으킨 것이다. 특히 우리 시대의 아빠란 가장 힘들게 살면서 가장 이해받지 못하는 존재들이 아니겠는가? 이제 억울하고 부당한 사정일랑 아빠의 시대로 끝내야 되지 않을까? 가슴 울린 ‘아빠의 신파’가 새 정부에게 던지는 메시지가 가볍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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