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처럼 극적인 삶이었다. 오는 28일 정년퇴임을 앞두고 후배들이 꾸며준 전시 개막식에 밝은 얼굴로 참석했던 이두식 홍익대 회화과 교수가 다음날 새벽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한국 추상화단의 큰 별’ 이두식(사진) 교수가 지난 23일 오전 경기도 구리시 자택에서 심장마비로 별세했다. 향년 66세. 그의 갑작스러운 부음에 미술계는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국미술협회장으로 장례를 준비 중인 조강훈 미협 이사장은 “에너지 넘치는 아티스트였고, 선후배는 물론 타 분야 사람들까지 널리 품을 줄 아는 분이었다”고 추모했다.

이 교수는 타계 직전인 지난 22일 헤럴드경제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정년으로 강단을 떠나는 건 아쉽지만 출발선에 다시 선 심정이라 설렌다. 오는 4월 예술의전당에서 열릴 전시에 새 작품을 선보일 테니 기대해달라”며 의욕을 보이기도 했다.

고인은 경북 영주의 사진관집 막내아들로 태어나 어릴 때부터 미술에 재능을 보여왔다. 홍익대 회화과, 대학원을 졸업한 그는 26세에 대한민국 미술대전에서 특선을 차지하는 등 두각을 보였다. 그러나 생계를 위해 ‘이발소그림’을 7년간이나 그리기도 했다.

이후 화려한 오방색이 흩뿌려진 듯한 ‘페스티벌’ 연작으로 한국 추상미술계의 대표 작가로 이름을 떨쳐왔다. 국내외에서 개인전만 70회를 열었다. 또 ‘미술계 마당발 작가’로 불리며 한국미술협회 이사장 등을 역임했으며 2007년부터 부산국제비엔날레 운영위원장을 세 차례 연임했다.

빨강 노랑 파랑 등 원색이 어우러진 이두식의 ‘동양적 추상’은 ‘좋은 기가 뿜어져 나오는 그림’으로 알려지며 국내외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다. 타계 직전까지 약 4500점의 그림을 그리며 ‘다작의 화가’로 알려진 고인은 유명세라든가 경력에 비해 그림값을 싸게 책정했다. 작가로서 대중들에게 널리 사랑받는 게 중요하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빈소는 서울 서초구 반포동 강남성모병원 장례식장(31호)에 차려졌다. 유족으로는 아들 하린(건국대 예술학부 교수), 하윤(사업) 씨가 있다. 발인은 26일 오전 7시. 장례는 미술협회장으로 치러지며 오전 10시30분 서울 인사동에서 노제가 열린다. (02)2258-5940

이영란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