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다 끝난 느낌이었어요. 몇년 만에 나온 ‘두마리’ 앨범이 기대에 못 미치니까 자신감을 상실했죠. 이번에도 비슷한 반응이면, 더 이상 음악을 하는 것이 무의미할 것 같아 둘이 장사나 하자고 결심했었죠.”

힙합듀오 배치기는 올 1월14일 발표한 ‘4집 part2’의 타이틀곡 ‘눈물샤워’가 6주 넘게 각종 음원차트 상위권에 머물며 장기간 사랑을 받고 있다. 멤버 무웅(본명 정무웅ㆍ30)과 탁(본명 이기철ㆍ30)은 이번 앨범으로 데뷔 8년 만에 처음 음원차트 및 음악방송에서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지난해 4월 ‘4집 part1(타이틀곡 ‘두마리’)’ 발표 후에는 최악의 침체기를 가졌다.

“이번 앨범이 나오기까지 9개월 간 공백기를 가졌는데, 그 때가 가장 힘들었어요. 음악을 하면서 가장 슬픈 것이 사람들이 안 들어주는 거잖아요. 다음 앨범 발매가 미뤄지면서 불안감은 점점 심해졌고, 아무 것도 손에 잡히질 않았죠.”

광화문 인근 카페에서 만난 배치기는 음원차트 10위권 안에 들어가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뼈저리게 느꼈다고 했다. 사람들을 만나는 것도 부담스러워 음악을 전혀 안하고 전국 곳곳을 놀러 다녔고 장어 음식점을 함께 내자는 계획도 세웠다.

깊은 좌절을 경험하고 데뷔 8년 만에 정상에 올랐기 때문인지 그들은 기쁨을 누리는 시간을 최소화했다. 갑자기 인기를 얻은 가수들이 순식간에 변하거나 몰락하는 경우를 많이 봐왔기에, 딱 일주일만 ‘좋아하고’ 바로 다음 앨범 작업에 몰두했다.

아직도 배치기 얼굴을 알아보는 사람은 많지 않다. 1년 전과 비교해 굳이 달라진 점이 있다면, 연습실이 작은 곳에서 시간당 몇십 만원짜리 합주실로 넓어져 로또에 당첨된 기분이 드는 정도라고 한다. 인기 비결에 대해서는 아직도 어리둥절하고 있다.

“타이틀곡이 항상 신나는 곡이었는데, 이번에는 정적인 느낌이 강하죠. 새로운 모습을 보여서 그런가 싶기도 해요. 이번 앨범은 되게 우울하고 어렵지 않을까 생각했고, ‘두마리’가 오히려 더 대중적이라고 생각했는데, 결과는 반대니까 정말 모르겠어요.”

‘눈물샤워’는 2011년 겨울에 만든 곡으로, 지난해 ‘두마리’ 앨범 발매 당시 타이틀곡으로 하자는 소속사 대표의 의견이 있었지만, 배치기 멤버들은 오랜만에 컴백하는 만큼 자신들의 색깔이 강한 ‘두마리’를 타이틀곡으로 정했다. 보컬 파트가 반이나 되니까 주객이 전도된 느낌도 들었고, 가만히 서서 랩을 하는 것을 당시에는 생각할 수 없어 ‘눈물샤워’를 다음 앨범 타이틀곡으로 미룬 것.

배치기가 이번 앨범에서 가장 애착을 갖고 있는 곡은 ‘태양 아래서’다. 굉장히 자기 비하적이고 극도로 우울한 곡으로 “이제 음악을 그만 하자”는 생각을 갖고 만들었지만, 역설적으로 “어떻게든 음악을 계속 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금도 이 곡을 들으면서 우리가 그땐 그랬지, 절망에 빠졌던 그 때를 절대 잊지 말자고 다짐하곤 해요.”

배치기는 4월12, 13일 ‘배치기쇼-금의환향’이란 타이틀로 홍대 브이홀에서 단독 콘서트를 연다. 5년 만에 하는 세번째 단독 콘서트다.

“앞으로 배치기 만의 콘서트 브랜드를 만들고, 또래들이 공감할 수 있는 좋은 음악을 계속 만드는 것이 목표에요. 다이나믹 듀오나 리쌍처럼 이름만 들어도 티켓에 사람이 몰리는 그룹이 되고 싶어요.”

장연주 기자/yeonjoo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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