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폭 가득 붉은 꽃이 탐스럽게 피었다. 붉디 붉은 빛깔이 떠오르는 태양 같다. 꽃 아래로는 작은 집들이 사이좋게 모여 있고, 야자수 아래선 선남선녀들이 즐겁게 춤을 춘다. 그런데 꽃 아래로는 겸재의 저 유명한 ‘금강전도’를 차용한 듯한 산수화가 은근슬쩍 보인다.
이 상큼한 그림은 화가 김병종(서울대 미대 교수)의 신작 ‘생명의 노래-남미풍’이다. 우리의 옛 방식에 현대미감을 조화시켜 온 김병종은 이번에 처음으로 산수화에 도전했다. 그런데 그의 산수는 고답적인 산수가 아니다. 지금 이 순간 우리의 삶을 담은 현재진형형 산수다. 또 남미를 비롯해 지구촌 곳곳의 문화를 끌어안은 열린 산수다.
팍팍한 일상에 지친 현대인에게 여유를 선사하는 김병종의 ‘힐링’산수화는 사간동 갤러리현대(3월 1~24일)에서 만날 수 있다.
이영란 선임기자/yr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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