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면 노래 가사를 쓰는 것이 더 편해질 수 있을 것 같아요. 가수에겐 노래가 유일한 창작물이니까 노래에 모든 걸 녹여내야 하는데, 그건 불가능하거든요. 지금까지는 그렇게 하려고 하다 보니 가사의 비중이 높아졌죠. 이젠 글을 통해 내 이야기를 쓰니, 한결 부담이 덜해요.”

공학박사 싱어송라이터 루시드 폴(본명 조윤석ㆍ38)이 소설가로 변신했다. 최근 ‘무국적 요리’란 소설을 낸 그를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서 만났다.

루시드 폴은 “음악은 본능적이고 감각적인데, 글은 정반대”라며 “제 성격이 이중적인 면이 있어서 그런지, 즐겁게 살려면 음악과 글, 둘 다 필요하겠단 생각이 들어요”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전업작가는 아니지만, 작가로 살고 싶은 사람”이라며 글 쓰는 것에 대해 강한 애착을 보이기도 했다.

지난해 스스로에게 안식년을 준 그는 쉬는 동안 브라질의 가수 부아르케의 소설 ‘부다페스트’를 번역하다가 자신의 이야기가 쓰고 싶어져 소설을 쓰게 됐다. 단편 총 8편으로 구성된 이 책에 나오는 등장인물은 모두 무국적자로, 자신이 체험한 일상에 대한 생각들을 풀어나갔다. 책 제목은 지난해 일본 교토 여행때 우연히 발견한 ‘무국적 요리’란 식당 간판에서 따왔다.

그는 이번 소설 집필을 계기로 자연히 가수 인생에도 변화를 주게 됐다고 했다.

루시드 폴은 올 4월 ‘목소리와 기타 2013-다른 당신들’이란 타이틀의 총 24회 공연을 한다. 이 공연은 올해 처음으로 가을이 아닌 봄에, 학전소극장이 아닌 종로의 반쥴 로프트라는 카페에서 진행된다.

“이 공연은 노래와 기타, 간단한 건반 정도만 써서 하는 공연으로 계속 이어가고 싶어요. 고(故) 김광석 선배가 1000회 공연을 했던 곳이 학전소극장인데, 10년 간 음악공연이 끊겨서 그 명맥을 잇고자 학전소극장에서 이 공연을 시작했거든요. 그런데 이제는 무대와 객석이 분리되지 않은 자유로운 공간에서 하고 싶어졌어요. 객석 규모가 70석인데, 최대한 자유롭게 즐길 수 있도록 자리배치를 할 생각입니다.”

올 가을에는 새 앨범을 낸다. 예전에는 곡을 모아서 앨범을 냈다면, 이번에는 앨범의 전체적인 질감을 생각해놓고 만들어볼 생각이다. 이어 11월쯤 앨범 발매기념 공연을 계획중인 그는 “의미가 있는 곳, 엉뚱한 곳에서 모험을 해보고 싶다”며 새로운 음악적인 도전을 계속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장연주 기자/yeonjoo7@heraldcorp.com

[사진제공=안테나뮤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