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 중수부 역할은 누가 맡나
규모·경험면에서 他지검 압도 법조계 인사들도 대부분 찬성 총장직속 특수부 설치엔 반대
2013년 진행 중인 검찰개혁의 핵심 중 하나는 ‘한국 특수수사의 사령탑’ 노릇을 해 온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가 문을 연 지 32년 만인 지난 23일 폐지된 상황에서, 이후 특수수사 체계를 어떻게 재편하느냐에 있다. 거악척결이란 검찰의 목표에 다가가기 위해서는 특수수사에 강력한 정보수집력과 응집력이 있어야 하는데, 조직과 인력이 부족한 각 지방검찰청에 이를 맡기면 이전만큼 힘을 낼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법조계 안팎에서는 정치적인 압력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서울중앙지검 특수부를 중수부를 대신할 특수수사의 메카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아직도 한국의 정치ㆍ경제의 중심지는 수도 서울에 집중돼 있는 상황이다. 대기업 본사나 국회 등이 서울에 남아 있는 만큼 이들이 연루된 큰 사건들도 서울에서 일어나게 마련이다. 결국 거악과 싸우기 위한 특수수사부서는 서울을 중심으로 활동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현실적 대안이 서울중앙지검이라는 것이다. 중앙지검의 특수수사 조직이 규모면에서 다른 지검을 압도하고 있고, 다양한 경험을 통해 수사 노하우를 확보하고 있다는 점 역시 큰 혼란 없이 특수수사의 맥을 이을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을 낳고 있다.
조홍석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기구특검이 된다면 중앙지검 특수부를 키울 이유가 없지만, 제도특검으로 특검이 도입된다면 중앙지검 특수부가 과거 중수부의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헤럴드경제가 법제사법위원회 국회의원, 변호사, 교수등 법조계 인사 31명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이와 부합하는 결과가 나왔다. 중앙지검이 특수수사의 구심점이 돼야 한다는 의견에 응답자의 과반이 넘는 18명(58.06%)이 찬성했다. 응답자의 대다수인 29명(93.55%)은 중수부 폐지로 고위공직자 및 재벌총수 등 ‘거악’수사가 약화될 우려가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설문 참가자의 약 과반수는 중수부가 폐지된 뒤 중앙지검에 특수수사를 맡길 경우 정치편향 수사를 차단하는 효과가 있을 것(15명ㆍ48.39%)이라고 답했다.
법무부와 검찰 역시 이를 염두에 둔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채동욱 검찰총장은 지난 16일 대검찰청 주례 간부회의에서 “매주 정기적으로 가졌던 서울중앙지검장과의 ‘독대 보고’를 폐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는 앞으로 중앙지검에 정치ㆍ기업인들을 상대로 한 특수수사를 맡기겠다는 의중을 내비친 것으로 분석된다. 검찰총장이 정치권 등의 외압 경로로 의심받아 왔다는 점을 감안해 총장 스스로 독대 보고를 받을 수 있는 권리를 포기함으로써 중앙지검 수사에 자율권을 부여하겠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법무부의 최근 인사조치도 같은 맥락이다. 법무부는 상반기 고검 검사급 인사에서 특수수사통인 여환섭(45ㆍ사법연수원 24기), 윤대진 전 중수 1ㆍ2과장을 중앙지검 특수 1ㆍ2부장으로 전보조치했다. 사실상 중앙지검 특수부를 ‘미니 중수부’로 이어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편 특임검사제를 확대 시행해 중수부를 대체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반대(17명ㆍ54.84%)가 약간 많았으며, 총장 직속으로 특수수사기관을 설치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반대가 27명(87.1%)으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김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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