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뜨거운 안녕’에서 배우 마동석(42)은 ‘조폭’ 출신의 뇌종양말기 환자 역을 맡아 호스피스 병원의 다른 이들과 함께 록밴드를 결성해 음악을 연주한다. 몸으로 살아가는 거친 세계라면 20대를 지낸 미국 생활 당시 속칭 클럽의 ‘기도’(경호원)나 스트립댄서의 ‘가드’를 할 때 경험했다. 그것이 아니라도 ‘산적같은’ 인상에 깡패 역할은 익숙할대로 익숙하다. 십대 시절 교회 연극에서 처음 맡은 배역이 ‘회개하는 조폭’이었으니 말이다. 록밴드? 미국 이민 전 서울에서 고교를 다닐 때 친한 친구 몇 명과 무작정 밴드를 만들어 공연까지 나선 적이 있다. 헤비메틀을 주로 연주하던 이 밴드에서 그는 드럼을 맡았고, 영화에서도 다시 한번 실력을 발휘했다.
“다양한 경험들이 알게 모르게 연기에 영향을 미쳤죠. 학원이나 학교에서 연기를 정식으로 훈련한 적은 없지만, 리얼리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야구를 좋아한다는 마동석은 한국영화에서 자신의 입지를 타순과 포지션으로 비유해달라는 질문에 “타율은 좀 떨어지고, 빠른 발도 없지만, 중요할 때 큰 거 한방 있는 5번 타자, 주전은 아니지만 두번째 정도 되는 백업 포수”라고 답했다.
하지만 한국영화계에서 마동석의 존재감은 그 이상이다. 일단 최근 ‘출전 게임’이 타의추종을 불허한다. 활약도도 만점이다. 지난해부터 ‘범죄와의 전쟁:나쁜 놈들 전성시대’를 비롯해 ‘이웃사람’ ‘반창꼬’ ‘노리개’ ‘신세계’ ‘공정사회’에 출연했고, ‘뜨거운 안녕’의 개봉(30일)을 맞았으며, ‘더 파이브’와 ‘감기’는 촬영을 마쳤고 ‘군도: 민란의 시대’ ‘결혼전야’ ‘적설’ 등의 작품이 기다리고 있다.
이상섭 기자. babtong@heraldcorp.com 2013.05.22 영화배우 마동석 인터뷰. 이상섭 기자. babtong@heraldcorp.com 2013.05.22 영화배우 마동석 인터뷰. 이상섭 기자. babtong@heraldcorp.com 2013.05.22
“주로 어둡고 탁한 인물을 많이 연기해서, 이번에는 따뜻하고 유쾌한 작품을 했으면 좋겠다 싶었는데 마침 ‘뜨거운 안녕’을 제안받고 출연을 결정했죠.”
‘뜨거운 안녕’은 폭행사건으로 사회봉사명령을 받은 아이돌스타(이홍기 분)와 갖가지 사연의 호스피스 병원 환자들이 엮어가는 가슴 훈훈하고 코믹한 드라마다. 마동석은 겉으로는 거칠기 짝이 없는 ‘주먹’출신이지만, 부드럽고 따뜻한 마음을 가진 남자 역을 맡았다. 욕설까지 섞어 툭툭 치고 내뱉는 능청스러운 연기로 보여주는 산전수전 다 겪은 중년남자의 ‘포스’ 끝에는 사람을 품는 온기와 눈물을 매단다. 이제까지 극중 조폭, 형사, 소방관 등 삶이 싸움인 직업을 전전했지만, 울퉁불퉁한 근육질 몸과 우락부락한 외모, 위압적인 말투 속에서도 늘 소년같은 심성과 속깊은 남자의 훈훈한 마음씀씀이를 보여줬다. 그는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살아오고, 50여편이 넘는 영화에서 크고 작은 배역을 위해 갖가지 직업군의 사람들을 만나면서 사람과 친구들을 남겼다. 한번 만나 인연을 맺으면 오래 간다. 전공인 피트니스로 다져진 우람한 근육과 1m80, 한때 100㎏을(현재 85㎏) 오갔던 압도적인 외모를 배신하는, 사석에서의 특유의 친화력은 스크린에선 관객들이 느끼는 호감으로 나타난다.
“사람을 만날 때 특과 실을 따지지 않고 꾸미는 게 없죠. 저 자신에 대해선 좀 괴롭히는 스타일이지만, 다른 사람들을 볼 때는 긍정적으로 보는 편이에요. 그런게 도움이 됐을라나?”
이상섭 기자. babtong@heraldcorp.com 2013.05.22 영화배우 마동석 인터뷰. 이상섭 기자. babtong@heraldcorp.com 2013.05.22 영화배우 마동석 인터뷰. 이상섭 기자. babtong@heraldcorp.com 2013.05.22
서울 태생인 마동성은 고교 졸업 무렵 환경기술 관련 사업을 하시던 아버지를 따라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갔다. 도미 후엔 운동을 시작해 현지에서 진학한 대학에선 ‘스포츠 앤 피트니스 매니지먼트’를 전공했다. 미국에선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일본ㆍ중국 식당의 접시닦기부터 옷 도소매업, 바텐더, 분유판매, 클럽 경호원 등 닥치는 대로 일을 해봤다. 잘 알려진대로 프로 이종격투기리그인 UFC의 선수들의 트레이너로서 활동한 기간이 제일 길다. 10여년 했다.
그러던 중 고교 시절 밴드활동 중 만난 선배들이 이끌어줬던 연극 무대에서의 경험을 잊지 못하고, 무작정 ‘영화를 하자’는 결심 속에 미국 생활을 접고 다시 한국을 찾았다. 2000년대 중반 배우로서 새로운 시작 후 벌써 10년이 다 돼간다. ‘뜨거운 안녕’의 개봉을 앞두고 최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마동석은 꿈을 이렇게 말했다.
“그냥 배우요.”
이형석 기자/suk@heraldcorp.com
사진=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이상섭 기자. babtong@heraldcorp.com 2013.05.22 영화배우 마동석 인터뷰. 이상섭 기자. babtong@heraldcorp.com 2013.05.22 영화배우 마동석 인터뷰. 이상섭 기자. babtong@heraldcorp.com 2013.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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