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도급사 압류사실 있으면 공탁걸어도 30%밖에 못받아 충분한 검토없어 현실과 괴리
발주처가 하청업체에 대금을 직접 지불하는 ‘하도급대금직불제도’가 불공정하게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하도급 직불처리 계약을 하더라도 하청업체가 공사대금을 받지 못하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인테리어 전문업체 L건축은 지난 3월 4일 부천교육지원청에서 발주한 부천북중학교 환경개선공사의 원사업자인 M종합건설로부터 하도급을 받아 공사를 시작했다. 당시 발주처ㆍ원사업자ㆍ하도급 3자는 하도급대금직불제를 하기로 합의했고, L건축은 4월 15일 부천청으로부터 하도급 직불 동의 승인을 받았다.
L건축 측은 하도급직불제로 공사를 끝낸 뒤 공사대금 1억3600만원을 이상 없이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하도급 직불 처리에 대해 원도급사에서 동의를 해주면 돈 못 받는 일이 없다는 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믿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4월 22일 준공을 하고 5월 10일 M건설이 부천청에 공사대금 청구를 했지만 돈이 지급되지 않았다.
확인 결과 부천청이 M건설에 지급할 결제대금에 가압류 2억1000만원이 걸려 있었다. M건설 타 공사현장의 하도급업체 4곳이 3월 29일 부천청 공사대금채권에 대해 6700만원의 가압류를 걸고 지난달 6, 8일 각각 1100만원과 1억3000만원의 가압류를 신청했다.
현재 부천청은 대금 청구 시점이 가압류보다 늦어 공사대금을 지급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부천청 관계자는 “여러 곳에 자문을 받은 결과 대금청구서 제출 날짜(5월 10일)가 가압류 날짜보다 늦어 돈을 지급할 수 없다고 판단해 공탁을 하기로 잠정적으로 결정했다”면서 “관련 내용을 공정거래위원회에도 공식적으로 문의했지만 ‘공탁을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는 구두 답변만 들었다”고 설명했다.
L건축 관계자는 “부천청에서 공탁을 걸면 원래 받기로 한 공사대금의 30%밖에 받지 못하고 지급될 때까지 1년이 넘게 걸린다”면서 “현재 다른 협력업체들에 지급할 돈이 8000만원 정도인데 대금지급을 계속 미루다 보면 우리 같은 영세업체들은 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원도급사의 압류사실까지 수시로 확인해 하청을 받아야 한다면 어떤 업체가 하도급을 받을 수 있겠냐”면서 “힘없는 하청업체만 피해를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M건설 관계자는 “가압류를 건 것은 타 현장 하도급업체 4곳이다. 대부분 1년 이상 지난 공사 건인 경우로 대금지급이 지연된 게 몇 년씩 곪아서 터진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상황이 끊임없이 되풀이되고 있지만 사실상 뾰족한 해결책이 없는 실정이다. 대한전문건설협회 관계자는 “원도급업체가 부실한 경우 직불제 적용 없이 공사한 하도급업체와의 마찰이 타 공사현장의 직불제 적용 업체에까지 엉뚱하게 불똥이 튀는 것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사실상 없다”고 지적했다.
민상식ㆍ윤현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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