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병국ㆍ장영선 기자] “할머니가 약해보이고, 만만해 보여서 가방을 훔치려 했어요.”
이는 지난 29일 서울 강서구 화곡동에서 70대 노인을 넘어뜨리고 가방을 빼앗으려 한 혐의(특수절도미수)로 불구속 입건된 중학생 A(14) 군이 경찰에 진술한 내용이다.
서울 강서경찰서에 따르면 A 군 등 2명은 지난 29일 오전 10시 55분께 강서구 화곡동의 한 골목에서 은행을 들린 후 집으로 귀가하던 B(75ㆍ여) 씨의 가방을 낚아채 도망가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B 씨는 땅에 넘어져 머리를 다쳤으며, A 군 등은 B 씨가 누워 있는 상태에서도 가방을 뺏으려다 뒷따라오던 차의 경적에 놀라 달아났다. 경찰에 붙잡혀온 이들은 할머니가 약해보여 가방을 뺏으려 했다고 진술했다.
노인을 겨냥한 10대들의 막가파식 범죄가 속출하고 있다. 약해보인다는 이유로 70대 여성의 가방을 노린 중학생이 경찰에 붙잡히는가 하면, 만취한 상태에서 아무 이유 없이 80대 노인을 폭행해 의식불명으로 만든 고등학생이 구속되기도 했다.
지난달 11일 울산에서는 술에 취한 10대가 80대 노인을 폭행해 의식불명상태에 빠트려 구속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울산 중부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6시께 주택가 골목길에서 만취한 고등학생 C(16)군이 목욕탕을 다녀온 D(83) 씨를 폭행한 혐의로 구속됐다. D 씨는 얼굴뼈가 함몰되고 뇌출혈이 발생, 의식불명상태에 빠졌다.
10대들이 노인을 겨냥해 범죄를 저지르는 것은 사회 전반적인 경로 사상의 후퇴와 가족 붕괴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저항할 힘이 없어 보이는 노인이 ‘공경의 대상’이기보다 손쉬운 범죄 대상으로 인식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에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는 범죄를 저지른 청소년들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한편, 장기적으로는 인성교육 중심의 공교육 강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단기적으로는 범죄를 저지른 아이들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 아이들이 스스로 범죄를 저지르면 안된다는 사실을 알게 해야한다”며, “장기적으로는 학교 교육에 양심발달, 죄책감발달 등의 인성교육을 도입하는 한편 공동체 의식을 높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예전에는 웃어른 공경, 예의 등 인성 교육을 가정에서 받았지만, 요즘에는 맞벌이, 한부모 가정 등이 늘어나면서 이에 대한 교육을 받을 기회가 예전보다 줄었다”면서 “이를 학교에서 담당해야되는데 학교 교육이 그렇게 되고 있지 않다. 인성교육을 중심으로 한 공교육의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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