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訪美앞두고 中TPP가입 추진 “中참여 환영” 견제하던 美 입장선회
TPP둘러싼 역학관계 큰 변화 가입국중 한곳만 반대해도 불가능 美·中 정상회담 주요 의제 될듯
[베이징=박영서 특파원] 6월 초 미ㆍ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이 전격적으로 환태평양 경제동반자협정(TPP) 가입 추진 의사를 밝혔다. 31일 통상전문가들은 세계 1ㆍ3위 경제대국인 미국과 일본이 참가해 세계 GDP의 40%를 차지하는 글로벌 최대 경제권역 TPP에 중국까지 가세한다면 향후 세계 무역의 판도가 크게 바뀔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중국의 갑작스런 TPP 가입 추진 배경을 놓고 논란이 분분하다.
▶中 ‘TPP’ 가입 추진=지난 16일 일본을 방문 중인 미국 상무부의 프란시스코 산체스 차관은 “먼저 가입한 국가와 같은 높은 수준의 자유화 의무를 부담할 수 있다면 중국의 TPP 참여를 환영한다”면서 중국에게 메시지를 던졌다.
이에 대해 중국 상무부의 선단양(沈丹陽) 대변인은 지난 30일 “중국은 신중하고 면밀한 연구를 통해 TPP 참가의 장·단점과 참여 가능성 등을 분석해나갈 것이다”고 공식 발표했다.
그는 “협상과 관련해 TPP 참가국들과 정보와 자료를 교환하는 것을 바라고 있으며 현재 국내 각 부처와 산업계의 의견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제문제연구소 세계경제외교연구실 장웨춘(姜躍春)주임은 31일 이와 관련, “아ㆍ태지역 최대이자 세계 2위의 경제대국인 중국이 TPP에 참여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반색했다. 그러나 중국이 TPP 가입을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TPP는 관세 철폐, 쿼터 제한뿐만 아니라 국유기업의 불공정 지위 규제, 금융개혁, 부패, 지식재산권, 노동권, 환경기준까지 포함하고 있어 FTA보다 훨씬 광범위하고 까다롭다. 정부 주도 경제인 중국으로선 아직 감당하기 힘든 내용들이어서 쉽게 발을 담그기 힘든 실정이다.
여기에 TPP 가입국들은 중국의 TPP 가입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중국과 영유권 분쟁을 겪고 있는 베트남 한 나라만 반대해도 가입이 불가능한 것이다. 아ㆍ태 및 글로벌전략연구원 리샹양(李向陽) 원장은 “이번 미ㆍ중 정상회담에서 TPP 가입 문제가 주요 의제가 될 수 있다”면서 “그러나 중국의 가입에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이다”고 말했다.
▶미ㆍ중ㆍ일 역학관계에도 변화=미국은 그동안 중국을 배제시킨 채 TPP 협상을 주도해 왔다. 이 같은 미국의 행보를 중국은 포위ㆍ견제ㆍ고립 전략의 일환으로 판단하고 예민한 반응을 보여왔다.
이에 따라 중국은 한ㆍ중ㆍ일 FTA, 일본이 제안한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RCEP·아르셉)’ 등을 통해 TPP의 진전을 더디게 하는 데 힘을 쏟아왔다.
그런데 미국의 태도가 바뀌는 분위기다. 이에 대해 중국학자들은 ‘중국의 참여 없이는 TPP 추진이 어렵다는 점’을 미국이 깨달은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08년 2월 미국이 참여하면서 회원국 수가 늘어났지만, 실질적인 진전은 크게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나 TPP에 공을 들여온 일본으로서는 중국의 참여가 달갑지만은 않다. 아시아에서 확산하는 중국의 패권을 견제하기 위해 미·일 군사동맹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TPP 가입을 서둘러 온 일본으로서는 중국이 참여하면 그만큼 입지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일본은 미ㆍ일 동맹을 축으로 아ㆍ태지역에서 경제권의 ‘룰’을 만드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희라·천예선 기자/py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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