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기촬영 5000시간 무사고…김종길 MBC 국장

1998년 소떼방북 가장 잊지못할 순간 각종대전 수상…후배길잡이 되고싶다

얼마 전 서울 여의도 MBC 방송 본사 건물에서는 뜻깊은 기념행사가 하나 있었다. 항공촬영 관련 ‘헬기 무사고 5000시간 기록’ 기념 행사였다.

이날 무엇보다도 남다른 감회를 느낀 직원이 있다. MBC영상미술국 헬기촬영 카메라감독 김종길(57·사진) 국장이다. 17년 전 헬기 도입부터 지금까지 헬기와 함께하면서 항공촬영을 통해 생생한 현장 화면을 안방극장에 전달해 준 주역이기 때문이다. 김 국장은 기념행사 날인 지난 17일 기준으로 208일 동안 헬기를 타고 밤낮없이 항공촬영을 해온 주인공이다.

“저에게는 뜻깊은 행사였습니다. 5000시간 무사고 헬기촬영이라는 경이적인 기록은 기념할 만한 일입니다. 가문의 영광이기도 하죠.”

그에게 가장 잊지 못할 항공촬영은 이미 고인이 된 현대그룹 정주영 명예회장의 ‘1, 2차 소떼방북’이었다. 헬기도입 2년 후인 지난 1998년 6월과 10월 소떼를 몰고 북한으로 향하는 생생한 항공화면을 쉴 새 없이 촬영하며 우리 민족사의 한 페이지를 영상에 담았다.

또 울릉도와 경북 봉화를 오갔던 숨가쁜 일도 잊을 수 없다. 지난 2009년 5월 울릉도에서 개최된 국제요트대회 중계 방송을 위해 갔다가 갑자기 노무현 대통령이 서거했다는 본부 연락을 받고 바로 봉화 현장으로 날아간 것이다. 당시 노 대통령의 장례 생중계는 김 국장에게 가장 긴 시간의 헬기촬영이었다.

김 국장은 지난 1996년 6~7월 캐나다 WESCAM 회사 헬기 무진동카메라 운용교육을 수료하고 이어 미국 BELL헬리콥터 본사 견학 등을 통해 헬기촬영의 기술을 습득하면서 헬기와의 인연이 시작됐다.

헬기촬영 첫 작품은 ‘차인태의 출발 새아침’이다. 드라마는 ‘왕초’를 시작으로 ‘주몽’ ‘대장금’ 등 수많은 인기 작품들이 그의 손으로 항공촬영됐다. 김 국장은 또 CF촬영, 영화 분야 등 외주사업에도 활동하고 있다. 그는 이 같은 활동이 가능한 것은 MBC 김종국 사장을 비롯한 장근수 드라마본부장과 석원혁 기술본부장, 신선희 영상미술국장 등이 물심양면으로 지원해 준 덕분이라고 한다.

김 국장은 그동안의 헬기촬영 ‘노하우’를 토대로 지난 2010년 MBC재단 방송문화진흥회의 학술지원을 받아 세계 유일의 헬기촬영 전문서적인 ‘헬기촬영의 실제-방송문지원총서 106’을 저술했다. 이 서적은 후배를 양성하는 바이블로 통하는 등 항공촬영의 유일한 교육서적이다. 그는 또 평생 방송현장을 지키며 경험한 일을 거울 삼아 ‘방송 영상제작기법(가제)’도 집필 중이다.

김 국장은 건강이 허락하는 한 헬기촬영 활동을 계속할 계획이다. ‘신의 영역’이라고 하는 상공에서 하는 촬영은 자신이 걸어온 인생인 동시에 그에게는 손을 놓을 수 없는 매력적인 작업이기 때문이다.

인천=이도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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