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예방과 청소년 선도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학생들이 이를 악용, 공갈 협박을 통해 합의금을 요구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후배를 대신해 합의금을 받아내겠다며 공갈 협박을 일삼은 고등학생 2명을 붙잡아 조사 중이다. 30일 경찰에 따르면 A(17) 군 등 2명은 지난 4월 말부터 6월 17일까지 B(17) 군 등 3명을 협박해 총 120만원을 상습적으로 갈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B 군 등 3명이 과거 자신들의 후배를 괴롭힌 것을 빌미로 경찰에 신고를 해 처벌받게 하겠다며 협박했다. B 군 등과 A 군의 후배는 이미 화해를 한 상태였다.

A 군 등은 “내가 후배에게 이미 합의금 250만원을 주었으니 너희들이 이를 몇 달에 걸쳐 갚아라”라며 B 등에게 협박했다.

이들은 또 피해자들에게 “신고당할래, 합의할래, 맞을래”라며 세 가지 선택 사항 중 한 가지를 고르게 해 합의금 지급을 선택하게 했다. 이들은 B 군 등으로부터 수회에 걸쳐 계좌 이체로 120만원을 상습적으로 갈취했다.

청소년보호법을 악용해 보상을 요구하는 사례도 있다. 지난 5월 인천에서는 자신들에게 담배를 판 업주를 협박해 돈을 뜯어내려 한 혐의(공갈)로 C(17) 군 등 3명이 경찰에 불구속 입건되기도 했다.

이들은 2월 24일 한 편의점에 들어가 담배를 산 뒤 다시 편의점을 찾아 “미성년자에게 담배를 판매해도 되느냐, 보상을 하지 않으면 경찰에 신고하겠다”며 주인에게 돈을 요구했다. 주인이 응하지 않자 이들은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으며, 경찰 조사를 하던 중 이들의 범행이 드러나 입건됐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청소년들의 범죄가 저연령화ㆍ지능화되고 있다”며 “법 지식 등을 왜곡해 받아들인 아이들이 이를 범죄에 악용하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청소년폭력예방재단 관계자는 “귀엣말로 욕을 하거나 흔적이 남지 않게 폭행을 하는 등 아이들의 폭력이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다”면서 “공갈 협박을 통한 합의금 요구도 지능화의 한 일면”이라고 말했다.

박병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