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상수 기자]“이 학생들이 우수해. 평가표에 체크표시를 해놓을 테니 유심히 봐주세요.”

실기 시험 과정에서 평가위원을 대상으로 특정 학생을 “잘 평가해달라”고 회유한 한국예술종합학교(이하 한예종) 교수가 감사에 적발됐다. 수차례 잘 봐달라는 부탁을 하는 등 부당한 압력을 행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2일 감사원의 민생비리 특별점검 감사 결과에 따르면, 한예종의 A교수는 2008년부터 한예종에서 현대무용 전공실기 평가위원으로 활동했다. 2012년 평가 당시 A교수는 시험응시생 20명의 실기를 평가하면서 평가 전 쉬는 시간에 평가위원에게 다가가 “응시생 중 콩쿠르대회에서 입상한 학생이 있는데 그 학생들이 뛰어나다”며 “평가표에 해당 응시생을 체크표시해놓을테니 유심히 봐달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또 실기 평가가 끝나자 현장 내 녹화 카메라를 끄도록 요구한 뒤 평가위원 외에 입회요원 등에게 시험장에서 나가달라고 했다. 이어 평가위원에게 재차 “콩쿠르대회에서 입상한 학생을 잘 봐달라”고 요청했다. 또 “응시생 가운데 남자 실력이 우수하니 남자는 5~6명 정도, 여자는 3~4명 정도 뽑자”고 말했다는 것이다.

실제 평가 결과 체크표가 돼 있던 학생들은 실기 평가에서 90점 이상의 고득점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최종적으로 A교수가 체크 표시를 한 학생 4명을 포함, 총 9명이 합격했다.

감사원 측은 “특정 학생을 잘 봐달라고 부탁하고, 남녀의 실력을 구분지어 다른 평가위원에 영향을 끼쳐 시험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해쳤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한예종 총장에게 A교수를 징계처분하라고 조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