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폭력 발생률 45.5%, 주위 도움요청은 불과 1.8% -여성가족부, 2013년 가정폭력 실태조사 설문결과 [헤럴드경제=김기훈 기자] 대한민국의 ‘고질병’이자, 가정 파괴의 주범인 가정폭력의 심각성이 다시한번 표출됐다.
지난해 부부폭력 피해자 10명 가운데 6명은 결혼 후 5년 미만에 폭력피해를 처음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부폭력 발생률은 3년전인 2010년 53.8%에서 지난해 45.5%로 감소했지만, 주위에 도움을 요청한 것은 단 1.8%에 그쳤다. 악성 범죄 중 하나인 부부폭력이 근절되지 못하고 있는 근거를 대변한다.
6일 여성가족부는 이같은 내용의 ‘2013년 가정폭력 실태조사’ 설문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부부폭력 피해경험이 있는 여성의 경우 배우자로부터 폭력피해가 시작된 시기는 ‘결혼 후 5년 미만’이라는 답이 62.1%로 가장 많았다. 결혼 후 1년 미만(22.2%)이라는 답도 적지 않아 부부폭력이 결혼생활을 오래한 중년층 이후 세대의 문제가 아님을 방증했다. 특히 결혼 전 교제기간에 폭력이 시작됐다는 응답도 3.7%를 차지했다.
부부폭력 발생률은 지난 1년간 유형별 폭력 행위 중 1회 이상의 피해 또는 가해를 경험했다고 응답한 비율이다.
남성의 경우 역시 배우자로부터 폭력피해가 시작된 시기가 결혼 후 5년 미만이라는 답이 61%였다. 결혼 후 1년미만은 20.8%를 차지했다. ‘맞고 사는 남자’ 역시 적지 않다는 뜻이다.
폭력 유형별로는 정서적 폭력(37.2%)이 최다였다. 방임( 27.3%), 신체적 폭력(7.3%), 성학대(5.4%), 경제적 폭력(5.3%)이 뒤를 이었다.
부부폭력 피해자 6.2%는 신체적 상해를 입었다고 답했다. 신체적 상해를 겪은 여성은 8.2%로, 남성(3.9%)보다 많았다. 정신적 고통을 호소한 피해자 비율 역시 여성(20.1%)이 남성(13.3%)을 웃돌았다.
그런데도 부부폭력 당시 또는 발생 이후에도 주위에 도움을 요청한 적이 없다는 답이 무려 98.2%였다. 가정의 일을 굳이 들출 필요가 없다는, 전근대적 사고방식이 여전히 팽배하다는 의미다. 그마나 도움을 요청한 대상은 가족ㆍ친척(3.4%), 이웃ㆍ친구(3.1%), 경찰(1.3%) 순이었다. 아직도 ‘경찰을 부르는’ 행위에 대해 소극적임을 반영한다.
부부폭력을 겪은 피해자들은 정신적 고통으로 ‘자신에 대한 실망ㆍ무력감ㆍ자아상실(70%ㆍ복수응답)’ , ‘가해자에 대한 적대감이나 분노(37.7%)’ , ‘매사에 대한 불안ㆍ우울(30.6%)’을 호소했다.
자녀폭력 문제 역시 심각했다. 응답자 46.1%가 지난 1년간 자녀에게 폭력을 행사했다고 답했다. 신체적 폭력을 가한 경우는 18.3%였고, 정서적 폭력은 42.8%였다. 자녀폭력 발생률은 여성이 48.8%로, 남성(42.8%)에 비해 높았다.
노인 역시 폭력 문제를 피해가지 못했다. 65세 이상 노인 가운데 가족원으로부터 폭력 피해를 경험한 비율은 10.3%에 달했다. 노인에 대한 폭력 가해자 중 절반 가까운 이는 아들(47.1%)이었다. 며느리(20.5%), 딸(10.6%) 순이었다.
한편 여가부는 지난해 8월부터 약 3개월 동안 만 19세 이상 일반국민 5000명을 대상으로 이번 가정폭력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가정폭력 실태조사는 ‘가정폭력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에 따라 3년마다 실시하는 국가통계로, 지난 2007년과 2010년에 이어 이번이 세번째로 진행됐다.
여성부는 이번 가정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지난해 6월 발표한 ‘가정폭력 방지 종합대책’을 지속 보완해 나가기로 했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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