촘촘한 철망은 청색의 녹과 금빛이 대조를 이루며 화사함을 자랑한다. 녹청 아래 은은히 비치는 훈민정음과‘ The day we can’이라는 글자만이 선명하다. 훈민정음이 만들어진 때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그 오랜 시간이 지나도록 우리가 바라는 그 날은 쉽게 오지 않는다는 것일까, 아니면 그날이 이제는 왔다는 것일까.
일본 교토시립대에서 수학하고 스웨덴 등 북유럽에서 활동하며, 2011년부터 영은창작스튜디오 YAMP 입주작가로 활동 중인 소진숙은 구리망이나 철망을 손으로 주름 잡거나 접어 입체적인 조형물을 창조하는 작가다.
철망에 검푸른 색상을 입히거나 전해 은판, 금판, 순금을 이용해 금속소재의 화려함을 부각시킨다. 구멍을 뚫고 바느질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추상적인 리듬을 살려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소재를 자유롭게 활용해 뜻밖의 아름다움을 찾아내는 그녀의 작품은 종로구 자하미술관‘ 떠나온 시간 가야 할 시간’전에서 3월 2일까지 만날 수 있다.
이한빛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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