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길용 기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막내 딸인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가 정석기업 대표이사에 선임되면서 2009년 조 회장 자녀들의 이 회사 지분인수 과정에 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석기업은 대한항공 최대주주인 ㈜한진을 지배하는 회사로, 사실상 그룹 지주사다.

정석기업은 10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막내 딸인 조 전무가 지난 1월 22일 대표이사로 선임돼 2월 4일 등재됐다고 밝혔다. 2010년 2월 정석기업 사내이사에 선임된 지 4년만에 대표이사가 됐다. 조 회장의 장녀인 조현아 대한항공 총괄부사장은 2009년부터 칼호텔네트워크 대표를 맡아왔고, 장남인 조원태 대한한공 총괄부사장은 올 초 한진칼 대표에 올랐다. 세 남매가 모두 대한항공에 적을 둔 채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직을 하나 씩 꿰어 찬 셈이다.

조현민 신임 대표가 정석기업에 둥지를 튼 계기는 2009년에 만들어진다. 그 해 10월 29일 조현민 씨는 조현아, 조원태 씨 등과 함께 각각 25억8666만원씩을 주고 정석기업 지분 1.2%(2만3960주) 씩을 매수한다.

당시 세 남매의 주당매수가격은 10만7958원으로 2008년말 기준 주당순자산(BPS) 13만8806원보다 22%가량 낮다. 불과 42일 후인 2009년 12월 10일 정석기업은 최은영 한진해운 회장 등이 보유한 지분을 자사주로 매입하는데, 이 때 거래가격이 주당 14만8118원이다. 세 남매가 엄청 싼 값에 주식을 확보했던 셈이다.

한진그룹 측은 세 남매의 지분취득은 자산관리공사(캠코)의 공매 절차를 통해 이뤄졌는데, 여러 차례 유찰되면서 평가가격보다 20%가량 싸졌다고 설명한다.

실제 당시 캠코의 공매정보를 확인한 결과 국유재산이던 정석기업 주식은 2009년 7월 10일과 21일에는 96억935만원(주당 13만3686원), 8월 21일에는 86억4842만원(주당 12만317원)의 최저입찰가로 공매했지만 응찰자가 없어 유찰됐다. 그러다 9월 9일 단 1명이 참가한 입찰에서 77억6000만원(주당 10만7958원)에 낙찰된다. 세 남매가 누군가를 대표로 내세워 낙찰받은 것으로 보인다.

그럼 캠코는 이 지분을 어떻게 취득했을까? 2008년말 12월 5일 조 회장과 최은영 한진해운 회장 등이 정석기업 지분 7만1880주를 처분한다. 세 남매가 인수한 물량과 꼭 같다. 당시 조 회장 등이 고(故) 조중훈 회장이 보유했던 지분을 사실상 상속받으면서 상속세를 주식으로 대신 낸 것이다. 결국 정부는 세금 대신 받은 비상장 주식을 제 값을 받지 못한 채 처분했고, 조 회장의 세 남매가 그만큼 이익을 본 셈이다.

한편 세 남매는 당시 인수대금을 대한항공 주식을 담보로 돈을 빌려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2009년 3월 세 남매는 각각 6만여 주씩 총 19만여주를 우리은행에 담보로 제공하고 CD+2.6%의 이자율로 각각 17억원 씩 51억원을 대출받는다. 그리고 2011년 5월에는 정석기업 주식까지 추가담보로 제공해 대출금액을 조현아 씨는 44억8000만원, 조현태ㆍ현민 씨는 각각 37억원씩 총 118억8000만원으로 늘린다.

세 남매는 또 2011년부터 2013년까지 근로ㆍ사업소득과 증여받은 돈 등 30억원을 들여 대한항공 지분을 추가 매수한다. 이 기간 ㈜한진 지분도 0.3%씩 확보한다. 2013년 5월에는 조 회장이 대한항공 보유주식 211만2000주를 세 남매에 골고루 증여하고, 이 해 9월 세 남매는 우리은행에 주식을 추가로 담보제공한다. 현재 세 남매의 대한항공 지분율은 각각 1.06%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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