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생생뉴스]중국의 차세대 지도자로 꼽히는 후춘화(胡春華) 광둥성 서기가 ‘매춘과의 전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광둥성 전임 지도자이자 개혁파로 분류되는 왕양(汪洋) 부총리에 이어 새로운 개혁의 성과를 얼마나 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다.
왕양은 2012년 11월 중국 공산당 제18차 전국대표대회(18차 당대회)에서 최고 지도부인 상무위원 물망에 올랐다가 진입에는 실패했지만, 정치국원이자 부총리로 시진핑(習近平) 지도부에 합류했다.
왕 부총리는 국가발전·개혁위원회 부주임과 국무원 부비서장을 거치면서 원자바오(溫家寶) 전 총리를 보좌한 경험이 있고 충칭시와 광둥성 서기를 역임하면서 각종 혁신을 주도해 지도부 내 개혁파로 분류되고 있다.
하지만 그는 후진타오(胡錦濤) 전 국가주석의 집권 2기 5년 동안 광둥성을 이끌면서도 둥관(東莞)시에서 독버섯처럼 자라고 있던 매춘산업을 차단하지는 못했다.
그가 광둥성 서기를 맡기 전인 2004년부터 광둥성은 주기적으로 둥관지역에서 매춘산업에 대한 단속을 벌였으나 둥관시는 섹스 도시를 의미하는 ‘성도’(性都)라는오명을 벗지 못했다.
최근 둥관의 성매매 실태를 고발한 데 이어 이번 현장 단속에 동행 취재를 했던중국중앙(CC)TV는 1997년 아시아를 휩쓴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이후 둥관에 매춘산업이 성행하기 시작한 것으로 분석하기도 했다.
중국 제조업의 발원지이자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던 둥관시에서 많은 기업이 도산하고 문을 닫자 여공들이 대거 성매매 시장으로 흘러들면서 ‘환락의 도시’로 변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매춘산업이 오랜 기간 성행하면서 지역경제의 커다란 축을 이뤄온 데다 단기간에 없애기 어려운 특성 때문에 수차례에 걸친 척결 시도에도 근절되지 않았다. 이런이유로 중국 내에서는 성매매 단속에 대한 회의론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후 서기가 시진핑시대 첫 광둥 서기를 맡은 지 1년 만에 마약 소탕작전에 이어 매춘산업에 ‘칼’을 뽑아들었다.
후 서기는 이번 단속에 들어가면서 “지난해 마약을 소탕한 것처럼 이번엔 불법 성매매를 근절해야 한다”며 “실태 조사와 근본적인 방지대책을 함께 강구할 것”이라고 중국 언론에 밝혔다.
그가 이처럼 매춘산업 근절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인 대로 광둥성은 이번 유흥업소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에 이어 ‘비호세력’ 처벌에 나섰다.
공안분국장, 파출소장, 경찰관 등 둥관지역 공무원을 잇따라 처벌한 데 이어 고위관료인 둥관시 부시장 겸 공안국장까지 문책성 면직처분을 내리는 등 강도를 점점높여가고 있다.
광둥발(發) 매춘과의 전쟁이 홍콩, 장쑤(江蘇), 헤이룽장(黑龍江), 후난(湖南)성 등을 비롯한 주요 도시로 확산하는 분위기여서 후 서기의 정치력에도 힘이 실릴 전망이다.
중앙의 공안기관과 관영매체들도 이번 ‘성전(性戰)’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나섰다.
공안부는 최근 관련 회의를 열고 각 지역의 공안기관에 성매매, 마약, 도박을 엄격히 타격하라고 지시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 후먼(虎門)진, 호우제(厚街)진, 황장(黃江)진, 펑강(鳳崗)진 등 둥관지역 4개 진 당서기가 매춘근절을 위해 최선을 다하지 않은 데 대해 공개사과문을 발표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는 일부 매체가 이번 성매매 단속을 비판한 데 대해 15∼16일 잇따라 논평을 내 “매춘, 도박, 마약은 문명의 최저기준에 도전해온 사회의 암적요소”라며 “이를 동정하는 이유가 뭐냐”고 반박했다.
하지만 매춘산업에 대한 단속이 일시적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근본적인 방지대책’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관측도 적지않다. 당장 인권침해 등 반대여론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홍콩 명보(明報)에 따르면 베이징, 우한, 광저우 지역 여대생들은 ‘성매매도 직업이다’, ‘성매매 종사자들도 인격을 존중받아야한다’ 등의 내용을 적은 플래카드를 들고 퍼포먼스를 벌이며 접대여성들의 얼굴을 공개한 CCTV 보도에 문제를 제기했다.
일부 인권운동가나 자유파 지식인들 사이에서는 당국이 고위관료들의 부정부패는 제대로 막지 못하면서 성매매를 ‘거악’으로 포장해 사회적 약자를 공격한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중국의 최고 부자 도시이자 ‘개혁 1번지’라는 성가를 높인 왕 부총리의 바통을 이어받은 그가 ‘후춘화표 개혁’으로 얼마나 성과를 내고 차세대 지도자의 입지를 높여갈 수 있을지 중국 안팎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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