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도제 기자]소주 업계 1위인 하이트진로가 롯데주류의 처음처럼 순하리에 대응해 과일 소주격인 ‘자몽에이슬’을 오는 19일 출시하기로 했다. 그 동안 소주계의 허니버터칩으로 불리는 순하리 열풍을 애써 외면해온 하이트진로로서는 순하리 열풍을 인정하게 된 것이다. 시장성을 가늠한 뒤 뛰어든 것으로 해석할 수 있지만, 1위 업체가 2위 업체를 뒤따라가는 모양새가 됐다.

뒤늦게 과일 리큐르 제품을 출시하는 만큼 하이트진로의 역습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자몽에이슬은 순하리와 비교해 3가지 차별점을 갖고 있어, 시장의 주요 승부처로 작용할 전망이다.

가장 눈에 띄는 차별 포인트는 ‘알코올 도수’다. 자몽에이슬은 13도로 출시될 예정이다. 이는 순하리의 14도보다 1도 낮은 수준이다. 이와 관련해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과일이 맛과 향을 최적화시킨 알코올 도수”라고 설명했다.

경쟁 제품을 염두에 두지 않았다는 설명이지만, 저도주 시장의 경쟁이라는 점에서 순하리보다 낮은 13도를 선택한 것으로 이해된다. 이는 최근 무학에서 순하리에 대응해 내놓은 좋은데이 과일소주 3종의 알코올 도수(13.5도)보다 낮은 수준이다.

또 순하리가 유자농축액을 사용한 것과 달리 자몽에이슬이 자몽농축액을 사용하는 것도 확연히 구별되는 포인트다. 특히 순하리의 유자농축액 함유량이 0.033%에 그치고 있는 것과 달리 자몽에이슬의 경우 자몽 함유량이 0.1%에 이른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알코올 도수가 낮아지면서 줄어드는 주정 비용보다 자몽농축액의 함유량을 높이면서 들어가는 비용이 더 많다”고 말했다.

순하리가 국산 유자를 사용하는 것과 달리 자몽에이슬에 들어가는 자몽은 이스라엘산이라는 점도 서로 다른 부분이다.

하이트진로 측에서는 자몽에이슬이 갖고 있는 핵심 경쟁력을 ‘소주 시장 1위’라는 회사의 기초 체력에서 찾기도 한다. ‘참이슬’의 브랜드가 소주 시장의 절반 가까이를 장악하고 있는 만큼, 자몽에이슬의 시장 안착도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제로 하이트진로는 월 500만병 정도 자몽에이슬을 생산할 계획이다. 이는 순하리의 공급 부족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정도의 분량이다. 처음처럼 순하리는 지난 5월말 기준으로 2200만병이 판매됐으며, 3월 출시된 점을 감안할 때 매월 1000만병 안팎으로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알코올 도수, 과일농축액 함유량, 소주 시장점유율 등 3가지 부문에서 무기를 장착한 자몽에이슬이 소주계의 ‘허니버터칩’으로 불리는 순하리를 따라잡고 소주계의 ‘수미칩’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pdj24@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