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해자 지원 법무담당관 활동중인 정재영 공익법무관

“그동안 범죄 피해자들은 사건의 당사자이면서도 형사재판 과정에서 소외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 분들이 재판에서 하고 싶은 말씀을 하실 수 있도록 해 사건의 실체를 발견하는 일을 돕고 억울함을 풀어드리는 일이 ‘범죄 피해자의 변호사’인 우리의 역할 이라고 생각합니다.”

18일 서울북부지방검찰청에서 ‘피해자지원 법무담당관’으로 활동하고 있는 정재영(29ㆍ사법연수원 42기) 공익법무관을 만났다. 지난 10개월 동안 혼자서 800여건의 피해자 구조활동을 벌여왔다는 그는 “범죄피해자들이 변호사까지 선임해 적극적으로 재판에 나서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그런 분들을 위해 우리가 활동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사실 그간 형사사법절차에서 피의자는 한쪽의 당사자로 활동하면서 변호사를 선임해 방어하는 등 적극적으로 재판에 참여하지만, 피해자들은 수사기관에서의 진술이나 재판정에 증인으로 채택돼 발언권이 주어질때만 발언할 수 있는 등 재판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어려웠다. 법무부와 대검찰청은 이를 개선하기 위해 지난해 4월부터 피해자지원 법무담당관 제도를 도입했다. 사법시험, 혹은 로스쿨을 마치고 공익법무관 활동을 하는 사람들 중 현재 28명으로, 이들은 범죄 피해자들의 법률상담, 법정동행 및 모니터링, 또 범죄 피해 구조금 지급등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정 법무관은 “동생이 살해당한 사건에서 피해자 언니가 법정에서 재판부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며 찾아왔을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후회없이 진술하실 수 있도록 법률 상담등을 해드린 후, 유족들이 재판이 끝난 후 찾아와 눈물을 흘리며 고맙다고 인사하셨을때 마음이 많이 아팠다”고 회상했다.

정 법무관을 찾는 피해자 중엔 특히 가정폭력을 당한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느낌상 다른 범죄 피해자의 두배 정도 되는 것 같다”며 “가정폭력의 피해자는 어린아이, 주부등 약자가 많다. 돈 있는 남자들은 변호사를 찾아가는데 이 분들은 다른 조언을 찾을 공간이 없어 우리를 찾아오신다”고 그는 말한다.

특히 가정폭력이나 성폭력의 경우 법정 모니터링이 필수라는 게 그의 설명. 정 법무관은 “성폭력 피해여성이 가해남성을 다신 보기 싫다며 법정에 나가기 싫어해 대신 법정 모니터링을 하다가 항소심에서 피의자측이 ‘피해자가 연락 안돼 합의 못한다. 피해자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공격해욌다. 그래서 진술서를 제출하자고 건의해드려 만족스런 결과를 얻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정 법무관은 1년여 뒤 판사ㆍ검사ㆍ변호사등 앞으로의 직역을 선정해야 한다. 정 법무관은 “지금의 경험이 너무 소중하다”며 “앞으로도 어떤 업무를 담당하건 간에 피해자를 먼저 생각하는 법조인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김재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