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텔과 상가 등의 ‘집합건물’의 관리 비리가 만연해 문제가 되고 있다. 주택법 적용을 받는 아파트의 경우 관리비 내역공개가 의무화되어 있지만 오피스텔 등 집합건물은 그렇지 않다.

따라서 오피스텔과 상가 관리비를 둘러싸고 관리사무소와의 분쟁이 끊이지 않아 관련법 개정에 대한 논란이 되고 있다. 공동주택의 경우 관리비는 산정 기준이나 부과상세내역을 각 구·군에 공개해 감독·관리를 받고 있는데 상가나 오피스텔 등 집합건물의 관리비는 감시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어 상인들의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최근 서울의 한 상가는 관리인과 위탁관리업체간의 공금횡령 등의 관리비 비리 의혹으로 구분소유자와 관리인간 법적 소송이 진행 중이다. 이 건물은 총 290명의 구분소유자가 있는 ‘집합건물’로서 총 115개의 상점이 운영되고 있다.

시간과 노력 들여 결국 1심에서 수년간 관리비를 횡령해온 것 밝혀내 관리비 횡령에 전기료 과다청구 의혹이 불거지면서 건물 구분소유자 중 한명인 A씨는 관리인이 관리용역업체와 짜고 관리비를 횡령한 정황을 포착하여 관리인 교체를 논의하기 위해 관리단집회를 열려고 했다.

그러나 상가 소유주들 대부분이 실제 거주하지 않고 세를 준 상태여서 일일이 연락하여 상황을 설명하는 데 시간과 노력이 들었다. 게다가 어렵게 내용을 알렸는데도 수백 명의 상가 소유들마다 입장이 다르고 이해관계가 맞서서 결국 A씨는 관리단집회 대신 총 290명의 구분소유자 중 44명만을 모아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부는 ‘관리인 해임 및 직무집행정지등가처분’ 1심을 통해 관리인이 자신이 설립한 관리용역업체와 관리계약을 맺고 수년간 관리비를 횡령해온 것을 밝혀냈다.

건물주에게는 보고할 의무 있으나 입주 상인들에게는 알려줄 의무 없어 이에 대해 수원시 법무법인 세인의 김연기 변호사는 “현행 법률상 150가구 이상 아파트에는 관리비 내역 기준 및 인터넷 홈페이지 의무 공개 등이 보장되어 있어 이를 기준으로 주변 아파트와 관리비 차이를 확인할 수 있지만 오피스텔과 상가 등의 집합건물에는 적용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기 때문에 관리비 납입통지서에 관리비 명목이 세세하게 나와 있지 않아서 공용 전기료를 과다청구 했는지 도무지 알 수 없고, 만약 관리비가 비싸게 나와서 관리인에게 항의라도 하면 불이익이 있을까 싶어 입주 상인의 경우에는 그냥 지나치게 된다는 것이다.

김연기 변호사는 “현행법에서 상가나 오피스텔 관리단은 관리비 산정방법과 징수·지출·적립 내역을 건물주에게는 보고할 의무가 있으나 입주 상인들에게는 알려줄 의무가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이어 김연기 변호사는 “더욱이 상가나 오피스텔 관리인이 매년 1회 일정한 시기에 구분소유자에게 그 사무에 대해 보고를 해야 한다고 법으로 정해져있어도 이를 어길 경우에 대한 법적 조치가 마땅치 않고, 회계 감사 등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관리 비리가 근절되지 않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법 개정으로 2년마다 관리인 선출 선거하도록 되어있는데도 그렇게 하는 곳 거의 없어 실제로 대부분 소유자들이 거주하지 않고 임대인들이 세 들어 있는 상가 집합건물에 관리인 한명이 선임돼 그가 결정하는 대로 관리비 납부가 이뤄진다는 것도 문제이다. 실소유자를 대신해 관리인을 뽑은 것이어서 위임장을 받았다는 이유로 그가 관리비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것이다.

이에 김연기 변호사는 “2012년 집합건물법이 개정되어 2년마다 관리인을 선출하는 선거를 하도록 되어있는데도 그렇게 하는 곳을 찾아보기 힘들다”면서, “아울러 각 지방자치단체마다 분쟁을 심의 조정하는 ‘집합건물 분쟁조정위원회’가 있지만 조정의견에 대해 신청인이나 피신청인 둘 중 한쪽에서 받아들이지 않아 합의가 되지 않으면 관리비를 조사, 감독할 수 있는 권한도 없어 속수무책이다”라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집합건물 관리인의 비리가 드러나서 법적 소송으로 이어지는 경우에는 시간과 비용이 만만치 않아 포기하는 경우도 다수다. 이에 지난 5월 4일 국회에서는 지자체에 ‘집합건물 관리시스템’을 구축·운영하게 하고, 감독권한을 주는 내용의 개정안이 다시 발의되기도 했다.

투명한 관리비 운영 위해 관련 법적 장치를 위한 관련법 개정 시급 한편, 김연기 변호사는 “집합건물법 제24조 제5항은 ‘관리인에게 부정한 행위나 그밖에 그 직무를 수행하기에 적합하지 아니한 사정이 있을 때에는 각 구분소유자는 관리인의 해임을 법원에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즉 집합건물법은 구분소유자의 관리인 해임청구의 소를 인정하고 있으며 관리인 해임청구의 소를 근거로 관리인직무집행정지가처분을 신청할 수 있는 것이다.

김연기 변호사는 “이때 만약 관리인의 직무집행정지 및 직무대행자 선임의 가처분이 이뤄진 후 관리인이 해임되고 새로운 관리인이 선임된 경우에는 직무대행자의 권한은 소멸된 것은 아니므로 그 새로운 관리인은 사정변경을 이유로 법원에 가처분 및 직무대행자 선임가처분에 대한 취소를 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결론적으로 오피스텔과 상가 등의 집합건물 관리인들의 부정·비리를 막기 위해서는 현실적으로 이들을 견제할 수 있는 법 개정이 필요하다. 관련법 개정을 통해 집합건물 관리비에 대한 운영이 보다 투명해지려면 관리위원회에 관리인은 들어갈 수 없게 하는 법적 장치와 행정적 개입 권한을 지자체에 주는, 그리고 세입자에게도 보고받을 권리 부여가 시급하다고 하겠다.

<도움말: 법무법인 세인 김연기 변호사>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