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의 정권 급변 사태로 인해 하룻만에 국가최고 권력자에서 민간인 대량 학살 혐의 수배자의 신분이 된 빅토르 야누코비치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이미 해외로 피신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친러파인 야누코비치 대통령은 지난 21일(현지시간) 조기 대선과 대통령 권한 축소를 위한 개헌 등 타협안에 서명한 뒤 22일 수도 키예프를 빠져나와 남부 크림반도 발라클라바 사저에 머무른 뒤 외국으로 도피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는 최소 75명의 민간인을 학살한 혐의로 수배를 받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4일(현지시간) 야누코비치 대통령이 개인 요트를 타고 우크라이나 영토를 빠져나갔다는 설이 퍼지고 있다고 현지 언론을 인용해 보도했다. 아르센 아바코프 내무장관 대행은 야누코비치가 하룻 밤을 의탁한 발라클라바 사저는 예전에도 야누코비치 대통령이 여러차례 요트를 타고 들렀던 곳으로, 요트 정박 시설 중 한 곳은 야누코비치 대통령의 아들과 밀접한 회사 소유라고 확인했다.

BBC에 따르면 자치구역인 크림은 러시아계가 전체 주민의 58.5%를 차지, 우크라이나계(24.4%)를 압도하며 권력을 장악한 중앙 의회에 반대하는 세력이 많다. 야누코비치가 여전히 크림 반도에 숨어있을 것이란 예상을 뒷받침한다.

반정부 세력이 득세했던 서부 지역의 수도 키예프에선 야누코비치가 대규모 군경을 투입해 ‘대테러’ 작전 계획을 세웠던 문건이 발견돼 반 야누코비치 정서에 기름을 끼얹었다.

FT에 따르면 야누코비치 대통령의 호화 사저 ‘메쥐히랴’(Mezhyhirya) 인근에선 군대 동원 계획이 담긴 문건이 여러 다른 문건들 사이에서 발견됐다.

반정부 시위대는 이곳 사저 주인의 호화로운 생활상과 영수증 등을 외신에 속속 공개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중 군 관련 문건은 야누코비치와 군 수뇌부가 반정부 시위 진압을 위해 군대를 투입한다는 계획을 구체적으로 논의한 사실을 드러냈다.

대통령실장인 ‘유리 일린’의 서명이 적힌 한 전보에는 시위대가 군 시설을 장악할 것이라는 첩보에 따라 우크라 남부 및 동남부에서 3개 부대를 수도 키예프로 진격시킨다는 계획이 담겨있었다.

또 코드명 ‘부메랑’과 ‘웨이브’(wav)’이라고 붙은 작전에 따라 우크라 특수부대인 ‘오메가’ 소속 스나이퍼를 배치하고, 헬리콥터 1대, 장갑차, 수천명의 육군을 포함한 국방군과 경찰 등 2만2000명을 투입하려했다고 FT는 보도했다.

키예프포스트는 이 작전에 따라 독립광장의 반정부 시위대 근거지를 포위할 계획을 구체적으로 짰으며 러시아국방성의 전직 간부가 이 작접 수립을 도왔다고 문건을 분석했다.

우크라이나 친서방 야권 세력은 야누코비치 대통령을 비롯해 그를 도운 정부인사들을 민간인 대량학살 모의 혐의로 형사재판에 세울 예정이다.

한지숙 기자/


test10014@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