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하남현 기자] ‘성역(聖域)’으로까지 여겨지던 LTV(주택담보인정비율)ㆍDTI(총부채 상환비율) 규제가 완화된다. 부동상 시장 과열시 마련됐던 주요 규제를 아직 경기가 꺼져있는 현 시점에서 약 10여년 가량 묵은 ‘최후의 규제’ LTVㆍDTI 마저 풀어야 내수 회복의 초점인 주택시장이 정상화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정부는 향후 주택가격을 제한적인 상승 기조로 가져가겠다는 방침이다. 이로 인해 불거질 수 있는 가계부채 증가는 변동금리ㆍ일시상환의 대출구조를 고정금리ㆍ분할상환으로 전환하며 부채구조를 개선하는 방향으로 속도를 늦추겠다는 계획이다.
정부가 25일 발표한 경제3혁신계획에서 주목할만한 부문중 하나는 LTV, DTI 규제 합리화를 거론한 것이다. 부동산업계에서는 합리화를 곧 완화로 해석하고 있다. 정부는 최근 부동산규제를 대폭 완화하면서도 LTV, DTI는 건드리지 않았다. DTI는 매월 갚아야 하는 대출 원리금 상환액이 월 소득의 50~60%를 넘지 못하도록 규제하는 제도로 2005년 도입됐다. 집값에서 대출금이 차지하는 비율인 LTV는 40~60% 이하로만 대출이 가능토록 한 제도로 2002년부터 시행됐다.
정부는 일단 가계부채 증가 속도 등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완화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2030세대, 은퇴자 등 사례별로 완화를 추진하고 향후 부동산 경기상황에 따라 전반적인 손질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 말 종료됐던 생애최초주택구입자 대상 DTI 은행권 자율 적용과 LTV 한도 70% 상향 조정 혜택에 대한 추가 대책도 검토될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정부는 그동안의 집값안정 기조에서 벗어나 일정부분 상승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분양권 전매제한처럼 과열기에 도입했던 규제를 완화하고 청약제도도 지속적으로 개선할 계획이다.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도는 폐지해 도시재정비사업을 활성화키로 했다.
또 전세에서 월세로 변화하는 주택 시장 변화에 따라 공공 임대주택 공급을 다양화하고 규제완화를 통해 기업형임대를 활성화할 예정이다. 월세 주거자의 소득이 비교적 낮은 점을 고려해 소득공제를 세액공제로 전환하는 등 재정ㆍ세재지원도 강화한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주택시장이 침체돼 있기 때문에 소폭이나마 회복되는게 바람직하다”며 “다만 과열조짐이 나타나면 정부는 상황에 맞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LTVㆍDTI를 비롯한 각종 부동산 규제를 풀었을때 가계부채 증가 우려는 부담이다. 대출이 늘어 가계부채 총량이 증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LTVㆍDTI 규제 완화에 정부가 그간 극도로 조심스러워한 이유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오히려 가계부채의 질을 개선시킬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박기정 한국감정원 연구위원은 “LTV 및 DTI 규제 완화를 통해 비싼 이자를 내는 비금융권 대출을 은행권으로 돌려 가계 재무건전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가계부채 적정 관리를 위해 주택금융공사 장기모기지 같은 정책 모기지 공급을 지난해 25조원에서 올해 29조원 규모로 확대하고 주택금융 고정금리ㆍ분할상환 대출을 촉진해 가처분대비 가계부채를 2012년 기준 136.3%에서 5%포인트이상 낮춘다는 방침이다.
추경호 기획재정부 1차관은 가계부채 관리 방안이 다소 미흡하다는 지적에 대해 “가계부채 문제는 오랫동안 누적된 구조적 문제”라며 “자칫 서민 금융이용이 어려워지고 경기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일으키는 만큼 긴 호흡을 갖고 일관성있게 대응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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