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 강매·보이스피싱 예사…범죄수법도 날로 지능화 일부선 구청직원까지 사칭…아파트 당첨 속여 수수료 갈취도
최근 노인들을 노린 물건 강제 판매, 대출사기 등이 극성을 부리고 있다. 물정이 어두운 노인들은 더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말이 현혹되거나 자식을 미끼로 한 보이스피싱 협박에 넘어가 사기 피해를 보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서울 금천경찰서는 22일 구청 직원을 사칭해 노인들을 현혹한 후 임대아파트 당첨 수수료라며 돈을 가로챈 혐의(사기)로 전모(65) 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전씨는 지난 2013년부터 올해 7월까지 서울, 경기도 일대를 돌아다니며 형편이 어려운 노인 11명에게 “임대아파트에 당쳠됐으니 수수료(계약금)를 달라”며 총 680여만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전씨는 노인들을 속이기 위해 사회복지 서비스 신청서와 전입신고서 등의 서류를 들고 다니며 노인 한 사람당 적게는 3만 원에서 많게는 270만 원까지의 돈을 받았다.
경찰은 피해자 중 상당수의 노인이 기초연금이나 장애인 연금 등으로 살아가는 영세한 노인이었다고 전했다.
이같은 노인을 대상으로 한 사기 범죄는 최근 수년간 급증했다. 지난 3월 경찰청 조사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사기 범죄는 17% 가량 증가한 가운데, 노인을 상대로 한 사기는 2010년 1만7622건에서 지난 해 2만2700건으로 28.8%나 늘었다.
범죄의 양상은 더욱 교묘해졌다. 터미널이나 전통시장, 찜질방 등에서 건강식품 등을 팔아 큰 돈을 뜯어내는 것. 또한 ‘아들이 붙잡혀 있으니 돈을 보내라’며 보이스피싱을 하는 사례도 최근 크게 늘어났다.
지난 9일 충남에서는 30대 중국인이 보이스피싱 조직과 결탁해 60대~80대 노인들에게 자신을 금융감독원 직원이라고 속이고, 2억 원 이상의 현금을 뜯어내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당시 피해 노인들은 “통장이 도용됐으니 돈을 모두 찾아 냉장고에 넣어달라”는 말에 겁을 먹고 보이스피싱 조직원에게 현관문 비밀번호까지 알려준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 노인 중 한 명은 노후 자금 7000만 원 가량을 털리기도 했다.
또한 지난 4월에는 유령회사를 차리고 60대 이상 노인 220여 명에게 “투자하면 사업 수익과 국가창업대출을 통해 배당금을 줄테니 노후자금을 마련하라”고 속여 20억 원 가량을 가로챈 일당이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이들은 노인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사은품으로 가전제품 등을 제공하며 속였고, 일부 노인들은 노후자금으로 마련한 전 재산을 잃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범죄 방식은 노인들이 현혹될만큼 치밀해졌지만 ‘투자를 통해 노후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고 말하거나 건강보조제를 파는 등 내용은 비슷하다”며 “경찰은 노인대상 사기에 대해 별도의 수사팀을 구성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으나 피해자들이 영세ㆍ독거노인인 경우가 많아 사회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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