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임금 범위, 근로시간 단축 등 노사 간 첨예하게 얽혀있는 노동 현안들을 협상 테이블로 올려놓는데 까지는 성공했다.

앞으로 협상 과정에서 이해당사자들 간의 입장 차를 어떻게 조율해나가느냐가 노동시장 개혁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이 취임한 지 1년이 지난 지금, 그에 대한 대체적인 평가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오른쪽)이 지난달 29일 서울여성플라자에서 열린 ‘청년일자리 타운홀 미팅’에서 청년들과 만나고있다.  [사진제공=고용노동부]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오른쪽)이 지난달 29일 서울여성플라자에서 열린 ‘청년일자리 타운홀 미팅’에서 청년들과 만나고있다. [사진제공=고용노동부]

노동시장 구조개혁이란 어려운 과제를 공론화시킨 것은 성과지만 앞으로 그 실마리를 어떻게 풀어나가느냐에 따라 이 장관의 평가는 극명하게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 장관도 최근 기자들과 만나 “노동시장 개혁은 20% 정도 이뤄냈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며 “노동계와 충분한 대화를 통해 노동시장 개혁을 이뤄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노동시장 개혁의 남은 80%를 채우기 위해 자신의 모든 역량을 쏟아 붓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실제 이 장관은 산적해 있는 노동현안들을 피하지 않고 정면 돌파해 왔다. 노동관료 출신으로 노사문제에 탁월한 협상능력을 보여 왔던 그에게 거는 기대감이 컸던 것도 사실이다.

지난해 기존 노사정위원회가 ‘노사정위원회 노동시장 구조개선 특별위원회’로 개편되면서 이 장관은 지난 연말까지 정년연장에 따른 임금피크제 도입, 통상임금, 근로시간 단축 등 이른바 3대 노동현안에 대한 기본원칙과 방향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냈다.

이후 올해 4월까지 시한을 두고 노사정대타협을 성사시키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그러나 노사 간 입장 차는 예상보다 컸고, 급기야 한국노총이 지난 4월 노사정대타협 결렬을 선언하면서 노동시장 개혁은 흐지부지됐다.

이후 이 장관은 합의를 이뤄낸 3대 현안을 토대로 정부 주도의 노동시장 구조 개혁을 추진할 뜻을 밝혔지만 이 역시 노동계의 반발이 커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월 28일 열릴 예정이었던 임금체계 개편과 취업 규칙 변경 공청회가 노동계의 반대로 무산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청년 실업 해소도 이 장관에게는 큰 난제다. 각종 청년 고용대책을 내놨음에도 6월 들어 청년실업률은 다시 10%대로 올라섰다. 이달 말 발표 예정인 청년고용 종합대책에 대한 기대가 큰 반면 효과에 대한 의문도 남는 이유다.

학생들이 직업교육을 함께 받는 일학습병행제와 능력 중심으로 평가받는 국가직무능력표준(NCS)의 도입은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일학습병행제를 통해 산학일체형 도제학교가 자리를 잡고, 대학에서도 학습과 직업훈련을 병행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NCS 기반 채용도 내년부터 공공기관을 시작으로 점차 확대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노동시장 구조개혁, 청년 실업해소 등 어느 하나 쉬운 것이 없지만 공감대가 형성된 만큼 이 장관이 꾸준히 추진해 나갈 것을 주문했다.

이병훈 중앙대 교수는 “이 장관이 구조개혁을 반드시 이뤄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 노사 간 대화를 통해 이해를 조율하는 리더십을 보여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오상봉 한국노동연구원 노동정책분석실장도 “성과를 말하기는 이르지만 어려운 과제들을 들고 나온 것은 긍정적”이라며 “어려운 경제여건과 노동계 반대에도 개혁의 고삐를 놓지 말 것”을 당부했다.

원승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