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슈퍼리치섹션 성연진ㆍ민상식ㆍ윤현종 기자]1980년대 초 미국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컬럼비아대학 경영대학원(MBA)을 다니던 30대 초반의 한 유학생은 등하교 때 맨해튼 한복판에 있는 ‘더 뉴욕 팰리스 호텔’을 눈여겨봤다. 유학생은 시내 한복판의 유서 깊은 호텔의 상징성과 100여년 전통의 역사적 가치를 높이 평가했다. 그로부터 30여년 후 유학생은 이 호텔의 주인이 됐다. 그 유학생은 바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다. 롯데호텔은 지난 4월 맨해튼 심장부에 위치한 더 뉴욕 팰리스호텔을 8억500만달러(한화 약 910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맨해튼 중심가에 호텔을 보유하는 것은 국내 브랜드 호텔로서는 롯데호텔이 처음이다. 지상 55층 규모의 팰리스 호텔은 세계 각국 정상을 비롯해 고(故) 마이클 잭슨 등 각계 명사들이 단골로 이용한 호텔로 유명하다.
해외 호텔과 리조트에 투자하는 국내 부호들의 모습이 두드러 지고 있다. 롯데호텔은 2010년 롯데호텔모스크바 개관을 시작으로 베트남 호찌민ㆍ하노이,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괌에 호텔을 연 데 이어 최근 뉴욕에도 진출했다. 팰리스호텔 인수의 경우 신동빈 회장이 각별히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중국 청두(成都) 및 미얀마 양곤 등에도 호텔을 건설 중이다. 롯데호텔은 현재 국내에서 10곳, 해외에서 5곳의 호텔을 운영 중이다.
호텔 경영에는 신동빈 그룹 회장뿐 아니라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장녀 신영자 사장 등 롯데가 여성이 대거 참여하고 있다. 신 총괄회장의 막내딸 신유미 롯데호텔 고문은 2010년부터 호텔롯데 도쿄사무소에서 경영수업을 받으면서 롯데시티호텔 경영에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 4월에는 신영자 사장의 장녀인 장선윤 상무가 호텔 업무에 복귀해, 롯데호텔의 해외사업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인수합병(M&A) 귀재’로 불리는 박성수 이랜드그룹 회장도 공격적으로 해외 호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랜드는 2011년 인수한 팜스리조트 뿐만 아니라 사이판 코럴 오션 골프리조트(C.O.P)와 PIC리조트 등 사이판에서만 3개의 호텔과 리조트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사이판에 최초로 직접 호텔을 건설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자체 호텔 건설을 추진하는 이유는 사이판에 급증하는 중국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서다. 국내외 총 24개 호텔ㆍ리조트 체인망을 갖추고 있는 이랜드는 지난 5월 2020년까지 세계 10대 글로벌 호텔ㆍ레저 그룹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부동산 투자 등 해외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미래에셋 박현주 회장 역시 최근 해외 호텔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미래에셋은 올 5월 하와이의 대표적 호텔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5성급 리조트 호텔 페어몬트 오키드를 2억2000만달러에 인수했다. 2013년에 사들인 호주 시드니의 포시즌스호텔은 연 7%의 수익을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9월 말 개관 예정인 서울 광화문의 포시즌스서울에도 투자했다. 광화문의 포시즌스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소유하고, 글로벌 고급 호텔 체인인 포시즌스 호텔앤드리조트가 운영한다.
호텔사업에서는 박 회장의 장녀 박하민 미래에셋자산운용 컨설턴트가 주목받고 있다. 하민 씨가 호텔 사업과 관련해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미국 코넬대 졸업 후 맥킨지 컨설팅과 다국적 부동산컨설팅회사인 CBRE에서 근무한 그는 2013년 미래에셋자산운용에 입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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