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 한달간 13만명 방한취소…성수기 단체예약도 80%격감 곳곳 활기…상인들 조금씩 안도

진정세에 접어든 메르스의 ‘종식 선언’ 시점을 두고 보건복지부가 세계보건기구(WHO)와 설왕설래하는 가운데, 국내 관광산업의 ‘큰 손’ 요우커가 발길을 끊었던 명동이 다시 활기를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9일 방문한 명동거리는 다행히도 활기를 되찾아가는 분위기였다. 한동안 ‘마스크 군단’이 점령했던 거리에서는 이제 마스크 쓴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메르스 사태로 국내 관광산업의 ‘큰 손’인 요우커가 발길을 끊었던 명동이 다시 활기를 찾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메르스 사태로 국내 관광산업의 ‘큰 손’인 요우커가 발길을 끊었던 명동이 다시 활기를 찾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무더위로 한낮에는 한산하던 명동이 오후 서너시쯤 되자 삼삼오오 모여든 사람들로 북적였다.

상점들은 대대적으로 여름 정기 세일을 홍보하고 가게마다 ‘최대 50% 할인‘ 문구를 걸어두고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대만 관광객 진쯔와이(20ㆍ여) 씨는 “6월 초 여행을 계획했다가 취소했는데 대만에서 한국에 메르스 발병이 눈에띄게 줄었다고 해서 다시 오게 됐다”며 “오기 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위험하지 않은 것 같아 다행”이라고 말했다.

상인들도 조금씩 돌아오는 외국인 관광객에 한숨을 돌렸다.

사설 환전가게에서 일하는 박혜상(24ㆍ여) 씨는 “6월 한달 동안은 중국돈으로 수익 본 게 하나도 없었다”면서도 “그래도 요 며칠 사이 중국인 손님이 한두명씩 오는 걸 보면 상황이 나아지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하지만 한눈에 보기에도 이전보다는 중국인 관광객 수가 눈에 띄게 줄어든 모습이었다.

남인순 의원이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제출받아 8일 발표한 ‘메르스 사태로 인한 외국인 관광 취소 및 관광수입 감소 추정액’에 따르면 메르스 확산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6월 첫째주부터 7월5일까지 누적 13만6000여명의 외래관광객이 방한을 취소했다. 또 7~8월 성수기의 단체관광 예약도 전년대비 80% 가량 감소한 것으로 추정돼 외국인을 대상으로 영업을 하는 상인들의 불안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명동 롯데백화점 앞에서 신발을 파는 노점상 이금엽(70ㆍ여) 씨는 지난 주말 장사를 아예 접고 집에서 쉬었다. 이씨는 “이곳은 외지인들이 먹여 살리는 상권이라 타격이 컸다”며 “이제 메르스 얘기도 많이 들어갔고 요우커들도 다시 와야 할텐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특히 명동의 명물인 길거리 음식 노점은 중국인 관광객 감소에 직격탄을 맞은 모습이었다. 거리를 양쪽으로 가득 채우던 먹거리 노점 자리가 듬성듬성 비어 있었다.

노점상 김모(53) 씨는 “중국인들이 사 먹는걸 좋아해 장사가 잘 됐었다”면서 “본전도 못 찾고 며칠 장사하다 보니 주변 노점상들도 ‘이 기회에 좀 쉬자’며 안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명동 노점상 연합회 관계자는 “평소의 반정도밖에 노점을 안 차린다”고 설명했다.

상인들의 불안은 매출 체감지수로도 나타나고 있다.

10일 서울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6월 중순 서울 전 지역 소상공인들의 매출 체감지수가 메르스 확산 전인 5월 말(82.5)에서 급락해 34.0을 기록했다. 매출 체감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이를 초과하면 상공인들의 매출 경기가 좋음을, 이하이면 나쁨을 나타낸다. 서울연구원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경기지수가 저조한 상태로 지속되고 있다”며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줄어든 명동이나 동대문 지역이 직접적 타격을 입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세진 기자/


jin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