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국고보조사업 운용평가…1422사업중 51.6%만 정상추진 민간평가단, 65개 사업폐지 권고…지자체·민간업자 ‘불법온상’ 여전 기재부 미온적 태도 문제 지적도

국가보조금은 ‘눈먼 돈’이고, 국민은 ‘봉’이라는 말이 거듭 사실로 입증됐다. 나랏돈이 한 해에 50조원 가까이들어가는 국가보조사업 중 절반가량이 부실하게 운영되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기획재정부가 10일 발표한 ‘2015년 국고보조사업 운용평가’에 따르면 올해 평가 대상인 국고보조사업 1422개 가운데 734개(51.6%)만 정상적으로 추진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민간위원으로 구성된 평가단은 이런 결과를 토대로 올해 예산 1213억원을 받아간 국고보조사업 65개를 폐지하라고 권고했다.

단계적 감축 대상은 275개(6조7091억원), 통폐합 대상은 71개(1조3337억원), 사업방식 변경이 권고된 사업은 202개(8조8763억원)나 된다.

평가단은 권고안대로 국고보조사업을 폐지ㆍ감축할 경우 내년 8000억원, 2017년 이후 1조원 등 모두 1조8000억원의 보조금을 줄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국고보조금은 민간이나 지방자치단체의 특정 사업을 지원할 목적으로 중앙정부가 내주는 돈이다. 정부 융자금과 달리 갚을 필요가 없다.

올해 국고보조사업은 2502개에 58조4000억원 규모다. 국고보조금은 2006년 30조원 규모에서 한 해 예산의 15%를 차지할 정도로 늘어나면서 감시의 사각지대에 놓인 ‘눈먼 돈’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국가보조금이 불법의 온상이라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재정을 집행하는 일선 지자체나 민간 사업자들이 보조금을 부정하게 타내거나 사업과 무관한 개인용도 등으로 쓰다가 적발되는 일이 반복돼 왔다. 그럼에도 처벌은 솜방이에 그쳐 보조금 비리 백태는 연례행사처럼 국민적 공분을 사왔다.

국고보조사업에 대한 대수술이 필요한데도 주무부서인 기재부의 태도는 미온적이다. 절반 수준이나 부실로 드러났지만 평과 결과를 토대로 사업 수를 10% 정도만 줄이겠다는 입장이다. 국민 정서에 맞게 평가단의 권고안을 적극 수용, 사업 수를 대폭 줄이고 평가 내용을 새해 예산 편성에 과감하게 반영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배문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