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의 정권 급변 사태로 인해 하룻만에 국가최고 권력자에서 민간인 대량 학살 혐의 수배자로 신분이 뒤바뀐 빅토르 야누코비치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이미 해외로 도피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소 75명의 민간인을 학살한 혐의로 수배를 받고 있는 그가 도피전 시위 진압을 위해 군대까지 투입할 계획을 세웠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우크라이나 내 반감이 고조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4일(현지시간) 야누코비치 대통령이 개인 요트를 타고 우크라이나 영토를 빠져나갔다는 설이 퍼지고 있다고 현지 언론을 인용해 보도했다. 아르센 아바코프 내무장관 대행은 야누코비치가 하룻 밤을 의탁한 발라클라바 사저는 예전에도 야누코비치 대통령이 여러차례 요트를 타고 들렀던 곳으로, 요트 정박 시설 중 한 곳은 야누코비치 대통령의 아들과 밀접한 회사 소유라고 확인했다.
BBC에 따르면 자치구역인 크림은 러시아계가 전체 주민의 58.5%를 차지, 우크라이나계(24.4%)를 압도하며 권력을 장악한 중앙 의회에 반대하는 세력이 많다. 야누코비치가 여전히 크림 반도에 숨어있을 것이란 예상을 뒷받침한다.
반정부 세력이 득세했던 서부 지역의 수도 키예프에선 야누코비치가 군대 투입 계획을 세웠던 문건이 발견돼 반 야누코비치 정서에 기름을 끼얹었다. FT에 따르면 야누코비치 대통령의 호화 사저 ‘메쥐히랴’(Mezhyhirya) 인근에선 군대 동원 계획이 담긴 문건이 여러 다른 문건들 사이에서 발견됐다. 반정부 시위대는 이곳 사저 주인의 호화로운 생활상과 영수증 등을 외신에 속속 공개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중 군 관련 문건은 야누코비치와 군 수뇌부가 반정부 시위 진압을 위해 군대를 투입한다는 계획을 구체적으로 논의한 사실을 드러냈다. ‘유리 일린’이라는 서명이 적힌 한 전보에는 시위대가 군 시설을 장악할 것이라는 첩보에 따라 우크라 남부 및 동남부에서 3개 부대를 수도 키예프로 진격시킨다는 계획이 담겨있었다.
또 군이 검문소에서 시민을 검문하거나 교통을 통제하며 테러리스트가 은신해 있다고 판단되는 민가를 수색하고 필요할 경우 무기도 사용할 수 있다고 돼 있었다. 지난 20일 시위진압 과정에서 시위대를 향해 총을 쏜 저격수들은 우크라 특수부대인 ‘오메가’ 소속원들이라는 사실도 밝혀졌다.
또 현지 언론인 키예프포스트는 경찰은 코드명 ‘웨이브(wave)’와 ‘부메랑’이라고 붙은 무력진압 작전에 따라 독립광장의 반정부 시위대 근거지를 포위할 계획을 구체적으로 짰으며 이 작전 수립에는 러시아의 지원이 있었다고 문건을 분석했다. 우크라이나 친서방 야권 세력은 야누코비치 대통령을 비롯해 그를 도운 정부인사들을 민간인 대량학살 모의 혐의로 형사재판에 세울 예정이다.
한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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