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황혜진 기자]은행들이 일제히 ‘내실다지기’에 하반기 경영 초점을 맞춘 가운데 여름 휴가를 보내는 은행장들의 모습은 제각각이라 이채롭다. ‘쉼을 통한 재충전’을 선택한 은행장이 있는가 하면 더욱 일에 몰입하며 휴가를 잊는 은행장도 있다. 봉사활동을 하며 ‘머리 대신 육체노동’을 선택한 은행장도 눈길을 끈다.

▶쉬면서 재충전=22일 은행권에 따르면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및 국민은행장은 이달 말부터 다음달 초 사이에 가족과 함께 충북 단양팔경으로 휴가를 떠날 계획이다. 점포재정비와 해외진출 등 현안이 없지 않지만 제대로 일한 만큼 제대로 쉬어야 또 다시 도약할 수 있다는 평소 지론에 따른 것이다. 직원들에게도 적극 휴가가길 독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KB금융지주 관계자는 “메르스 여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내수경기에 보탬이 되고자 국내 여행지를 택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김주하 농협은행장과 권선주 IBK기업은행장도 비슷한 시기 재충전의 시간을 갖는다. 두 은행 관계자는 “ ‘윗 사람이 쉬어야 아랫사람도 쉴 수 있다’며 휴가는 반드시 가는 편”이라면서 “개인적인 일정인 만큼 구체적인 계획까진 오픈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휴가갈 시간이 없다=반면 머리식힐 틈도 없다며 휴가를 반려한 은행장도 있다. 대체로 올해 취임 첫해를 맞은 새내기 은행장들이 주로 해당된다. 상반기가 지나면서 첫 실적평가에 대한 부담감이 상대적으로 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광구 우리은행장이 대표적이다. 그는 임기(2년)내 민영화달성을 위해 모든 초점을 민영화에 맞췄다. 실적향상과 기업가치제고를 목표로 강한 우리은행 만들기에 여념이 없다. 하지만 매각방식과 흥행성 여부 등에 회의적인 시각이 나오면서 그의 민영화 일정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주가 역시 기대치를 밑돌면서 첫 여름휴가를 맞는 속내가 편치 않은 상황이다.

통합작업에 들어간 하나ㆍ외환은행의 두 행장은 ‘휴가에 휴 자’도 못 꺼내는 모양새다. 지난 20일 통합추진위원회가 발족된 가운데 최대한 통합시기를 앞당기기 위해서는 밤낮으로 일을 해도 모자라기 때문이다. 여기에 외환은행 노조가 통합은행장으로 유력했던 김한조 외환은행장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오면서 통합은행장 자리를 놓고 김병호 하나은행장과 묘한 긴장감마저 돌고 있는 상황이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양 행장은 물론 김정태 회장도 휴가 얘기가 전혀 나오지 않고 있다”면서 “당분간은 통합에 모든 전략을 쏟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조용병 신한은행장도 아직 휴가일정을 잡지 못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전임 은행장도 그렇고 취임 첫해엔 휴가를 안가는 행장이 많았다”면서 “하반기에도 오픈할 해외 점포가 여럿 있는 만큼 휴식보단 몰입을 택하 듯 하다”고 말했다. 박종복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장도 모바일플랫폼 전략 가속화를 위해 당분간 휴가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봉사활동하며 머리식힌다=박진회 한국씨티은행장은 휴가 계획으로 봉사활동을 택했다. 내달 10일부터 일주일간 직원들과 함께 한국해비타트의 사랑의 집짓기 행사에 참여한다. 전임 하영구 은행장시절부터 이어온 전통(?)이다. 지난해까진 일주일중 절반은 은행장이, 나머지 절반은 수석부행장이 참여했지만 올해엔 일주일 내내 박 행장이 참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