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민상식 기자]서울 강남경찰서는 서울 강남구 지하철 3호선 압구정역 인근 제과점에 에서 손님을 흉기로 위협하면서 인질극을 벌인 혐의(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로 A(57)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3일 밝혔다.
A 씨는 1일 오후 9시33분께부터 이 제과점에서 흉기를 들고 M(48ㆍ여) 씨를 위협해 3시간가량 인질극을 벌인 혐의를 받고 있다.
2일 0시를 넘긴 시각에 체포된 A 씨는 조사 과정에서 범행 동기에 대해 묵비권을 행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번 사건이 A 씨의 정신질환에 따른 우발적 범행으로 보고 있다. A 씨는 인질극을 벌이는 동안 경찰에 특별히 요구한 것이 없었고 “누군가 나를 감시하고 미행해 죽이려 한다” “위협을 느껴 불안하다”는 말을 하는 등 피해망상 증세를 보였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의류사업체를 운영하다가 지난해 4월 사업 실패로 접었고, 얼마 전까지 식당에서 설거지 등 허드렛일을 하며 생계를 이어왔다”고 진술했다.
그는 또 “4년간 신경안정제를 복용해 왔지만 범행 일주일 전 끊었고 작년에는 정신과 치료를 받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A 씨는 자동차관리법 위반 외에는 전과가 없었다”며 “진료 기록 등을 통한 정신질환 여부와 구체적인 범행 동기를 계속 확인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묻지마 인질극’은 강남경찰서 형사들과 경찰 인질협상 요원들의 침착한 대처로 사상자 없이 마무리됐다. 인질범의 정신상태가 불안한 상황에서 그의 말을 들어주며 접근한 게 주효했다는 평가다.
당시 제과점 안에는 강남서 경찰관 4명이 직접 투입돼 ‘인질범과의 친밀감 형성이 중요하다’는 인질협상팀의 조언을 받으며 설득 작업을 벌였다.
A 씨를 자극할 것을 우려한 서울경찰청의 인질협상팀은 제과점 밖에 머무르며 조심스럽게 현장 경찰에 자문을 했고, 결국 경찰의 끈질긴 설득으로 사건 발생 3시간 만에 인질을 구출하고 상황을 종료했다.
경찰 조사 결과 A 씨는 범행 직전인 1일 오후 9시15분께 압구정역 인근 찜질방에서 나와 제과점으로 향하는 길목에 있는 한 건물 외벽에 머리를 부딪쳐 자해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어 A 씨는 제과점에 들어섰고 피를 흘리는 모습을 본 직원의 신고로 출동한 119구급대원들이 치료를 위해 자신의 이마에 손을 대자 갑자기 주방으로 달려가 빵을 자르는 칼을 들고나와 인질극을 시작했다.
A 씨는 부인과 이혼한 뒤 일정한 주거지 없이 홀로 찜질방 등을 전전해 왔으며 그의 아들과 딸은 모두 외국에 머무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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