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부처 간 소통과 협업을 강조했다. 부처 이기주의에 사로잡히지 말라는 의미다.

하지만 최근 들어 부처 사이에서 불협화음과 혼선이 가중되고 있다. 중심에는 올 들어 한국 사회를 뒤흔든 개인정보유출 사태에 대한 정부의 재발방지 종합대책이 자리잡고 있다.

금융당국을 비롯한 관계부처는 지난달 28일 오전 ‘정보유출 방지책’을 3일 오전 발표한다고 했다. 그런데 같은 날 오후 발표는 전격 연기됐다. 금융당국은 ‘관계부처 협의 미종료’를 이유로 들었다. 발표시기는 1주일 늦춰진 이달 10일 이후로 잡혔다.

정부가 언론에 발표일정을 알린다는 것은 부처 간 협의가 마무리됐다는 뜻이다. 하지만 불과 6시간 만에 일정을 순연한 것으로 미뤄, 부랴부랴 대책을 만든 나머지 설익었다는 의미로밖에 해석되지 않는다. 정부는 구체적인 미협의 사안에 대해 입을 다물고 있다.

이런 혼선은 이미 예고돼 있었다. 지난 1월 안전행정부는 “8월부터 모든 공공기관과 민간사업자의 주민등록번호 수집이 원천적으로 금지된다”고 발표했다.

금융당국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주민번호 외에 본인확인 대체수단이 마땅치 않다는 게 이유였다. 이에 앞서 개인정보를 이용한 금융회사의 영업을 일부 제한하는 조치를 취하면서 금융회사의 거센 반발을 불러온 터라, 금융당국은 ‘정보보호와 정보활용’ 사이에 갇히는 신세가 됐다.

이뿐만 아니다. 정부는 ‘경제혁신 3개년 계획’에서 “LTV(주택담보인정비율)ㆍDTI(총부채상환비율) 규제의 합리적 개선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했다. 시장과 언론은 규제완화로 받아들였다. 하지만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금융소비자 보호와 가계부채라는 큰 틀에서 (LTV와 DTI가) 유지돼야 한다는 게 현재까지의 정부 방침”이라면서 규제완화에 선을 그었다.

오락가락 정부 정책으로 국민은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정보유출 방지책 발표가 1주일이나 미뤄진 만큼 국민은 어떤 획기적인 대책이 나올지 더욱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재탕ㆍ삼탕ㆍ맹탕 대책은 국민의 신뢰만 떨어뜨릴 뿐이다.

조동석 금융투자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