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 싸늘한 시선에 위기의식… “전문경영인 한목소리 전달” “전문경영인들 충성 서약 공개 씁쓸” 엇갈려
한ㆍ일 롯데그룹 사장단은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귀국한지 채 하루도 지나지 않아 한국과 일본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지지선언을 했다. 경영권 분쟁으로 리더십이 흔들리고 롯데그룹에 대한 사회적인 신뢰도가 훼손되는 상황을 더이상 간과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마침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도 약속이라도 한 듯이 목소리를 함께 내줬다.
한국에서는 노병용 롯데물산 사장 등 37명의 롯데그룹 사장단이 모였다. 전체 롯데그룹 계열사가 80개라는 점을 감안할 때 절반에 약간 못미치는 숫자이지만, 호텔롯데 롯데쇼핑 롯데물산 등 주요 계열사 대표들이 모두 참석했다는 점에서 롯데그룹 전체 사장단의 대표성을 갖는다. 롯데 사장단이 4일 “대한민국 5대 그룹인 롯데그룹의 리더로서 오랫동안 경영능력을 검증받고 성과를 보여준 신동빈 회장이 적임자임에 의견을 함께하고 지지한다”는 내용의 선언을 한 것에 대해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더이상 롯데가 상처받고 추락하기 전 전문경영인들의 공통 목소리를 전달한 것은 이해가 간다고 하고 있지만, 한쪽에선 배울만큼 배우고 올라갈 만큼 올라간 전문경영인들이 회장에 대한 충성 서약을 하는 모습을 만천하에 공개한 것에 대해 씁쓸하다는 의견도 뒤따른다. 황제경영의 폐해와 단면이 고스란히 투영됐다는 시각도 나온다.
어찌보면 롯데 사장단의 결의(?) 모습은 우리 시대의 아픈 자화상이기도 하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오죽했으면 사장단이 모여 신 회장을 지지한다는 애기를 했겠는가”라며 “다만 국민들이 보기에 정서상 좋지 않다는 측면에서 사장단이 너무 앞서 행동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든다”고 했다.
분명한 것은 롯데그룹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이 갈수록 싸늘해지면서 롯데 내부엔 엄청난 위기 의식이 일고 있다는 점이다. 롯데 관계자는 “전문경영인이 오너 체제에 대한 (공통)의견을 내놓기 까지 얼마나 힘들었을까 하는 점도 고려해 줬으면 한다”며 “사장단 저마다 큰 고충이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중요한 것은 롯데가 이번 경영권 분쟁을 그룹의 정체성을 명확히 하는 한편 재계 5위의 덩치에 맞는 이사회 중심의 의사결정 시스템을 갖춰나가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점이다. 이는 37명 롯데그룹 사장단에게 주어진 미션이기도 하며, 이를 달성해야 향후에도 제대로된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박도제 기자/pdj24@heraldcorp.com
사진=이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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