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정찬수 기자] #1. 경기도 고양시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A 씨(35)는 버스에 오르면 일부러 눈을 감는다. 버스 운전사들의 난폭운전에 자꾸 발에 힘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A 씨는 “차라리 안 보고 잠을 청하는 것이 정신 건강에 좋다고 생각했다”고 토로했다.
#2. 인천시 부평구에서 서울에 있는 대형병원에 다니는 B 씨(62)는 버스를 이용하다 최근 지하철로 바꿨다. 무릎이 좋지 않아 병원에 다니면서 더 크게 다칠까 걱정이 됐기 때문이다. B 씨는 “급정거, 급출발, 과속 등 난폭운전에 자리라도 없으면 넘어지기 일쑤”라며 “노인이나 몸이 불편한 사람들은 버스를 이용하기가 힘들다”고 지적했다.
버스 난폭운전으로 인한 사망사고가 잇따르자 경찰이 집중단속에 나섰다. 서울지방경찰청장은 내달 광역버스 등 사업용 차량의 교통법규 위반을 집중적으로 단속한다고 30일 밝혔다.
경찰이 집중적으로 점검하는 7개 항목은 난폭운전, 신호위반, 중앙선 침범, 교차로통행방법 위반, 꼬리물기, 끼어들기, 지정차로 위반 등이다. 서울 진입 지점과 사고 다발 노선에 교통경찰과 교통순찰대, 기동대를 배치해 집중적으로 단속할 계획이다.
단속이 어려운 경우엔 캠코더로 영상을 촬영한 후 운수업체 차고지를 찾아 범칙금을 부여하고 안전교육을 하는 등 직접적인 방법도 모색한다. 경찰 관계자는 “사업용 차량의 교통법규 위반행위를 촬영한 영상을 사이버경찰청이나 국민 신문고에 적극적으로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시민들의 버스 난폭운전에 대한 불만은 극에 달한 상태다.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선 출퇴근길에 겪은 다양한 사고 소식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한 시민은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평생 당연한 줄 알고 난폭버스를 탔지만 최근 일본에 다녀왔다가 신세계를 경험했다”며 “운전사의 기분과 컨디션에 승객들의 안전이 저당 잡히는 기분”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시민은 “불필요한 차선 변경과 급정거에 멀미약을 먹기도 한다”면서 “입석으로 탄 승객들이 넘어지는 모습을 보는 것도 일상”이라고 혀를 찼다.
경찰에 따르면 서울에서 사업용 차량에 의한 교통사고 사망자는 올해 9월까지 97명으로 작년 동기보다 5.8% 감소했으나 버스사고 사망자 수는 2012년과 2013년 각 42명에서 지난해 51명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올해 들어 이달까지 28명이 버스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and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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