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힘겨운 반등조짐을 보이고 있는 우리경제의 본격적인 회복을 위해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 일인가. 통화정책 당국은 물론 경제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추가금리 인하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금리인하론을 주장하는 전문가들은 한국이 추가적인 통화완화 여력이 있고, 특히 최근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이 상향조정돼 자본유출 우려가 감소해 금융완화의 여지가 확대됐다고 지적하고 있다. 연내와 내년 초 추가 금리인하를 예측하기도 한다.
반면 금리인하에 신중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은 현재의 1.5% 기준금리는 경기를 진작하는 데 충분히 낮은 수준이며, 추가적으로 인하하더라도 경기진작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오히려 일본식 ‘유동성함정’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한다. 추가 금리인하론은 해외 투자은행(IB)들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oA-ML)는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이 상향조정돼 한국 금융상품에 대한 안전자산 인식이 강화돼 향후 자본유입 및 원화절상 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분석은 미국이 금리를 인상할 경우 신흥국으로부터의 자본유출 가능성이 있어 일정 수준의 금리를 유지해야 한다는 분석과 대비되는 것이다. 한국의 경우 차별화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기준금리를 인하해도 위험에 처할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이다.
씨티그룹은 3대 신용평가사의 평균 국가신용등급을 기준으로 한국과 중국, 일본 등 3국 가운데 한국이 가장 높은 점에 주목하면서, 최근 신용등급 상승으로 자본유출 위험이 낮아짐에 따라 한은의 추가금리 인하 여력이 확대될 소지가 크다고 평가했다.
BNP파리바의 마크 월튼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기업경기실사지수(BSI) 관련 보고서를 통해 10월전망 BSI가 70으로 3년만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며, 한국은행이 오는 15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는 수출부진 지속에 따른 기업경기의 하락세가 한은 통화정책의 추가 완화 압박을 더욱 가중하고 있다며 이같이 진단했다.
금리인하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은 현재의 경기부진은 세계경제의 부진과 수요 위축 등 구조적 요인 때문으로 금리인하를 통해 경기를 진작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현재의 금리 수준도 경기를 진작하는 수준이라는 평가다.
더욱이 기업들이 투자를 하지 않는 것도 금리 때문이 아니라 수출 부진 등 경영환경의 악화 때문으로 금리인하의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자칫 금리를 지나치게 낮은 수준으로 운용할 경우 아무리 금리를 낮추고 통화를 공급해도 경기진작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는 ‘유동성의 함정’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그럴 경우 통화정책 대응여력도 고갈되게 된다.
금리인하를 둘러싼 논란은 앞으로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오는 15일 한은의 통화정책 회의를 앞두고 논란이 가열될 것으로 보이며, 앞으로 10여일 동안의 경기지표와 글로벌 경기동향 등에 따라 기준금리 향방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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