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황혜진 기자]미국 금리인상이 임박한 가운데 올해 들어 은행들이 경쟁적으로 늘리고 있는 중소기업(중기)ㆍ개인사업자(소호) 대출에 대한 경고음이 나오고 있다. 5분기째 0% 성장으로 이른바 ‘좀비 중소기업’이 늘고 상황에서 미국의 금리인상이 가시화될 경우 단기ㆍ변동금리 비중이 높은 중기ㆍ호소대출 차주들에겐 치명적으로 작용, 은행이 막대한 손실을 떠안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시장금리가 1% 상승시 이들의 이자부담 증가율이 20%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과열된 중기ㆍ소호대출 시장에 대한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중기대출 전년대비 60%증가=은행들은 중기ㆍ소호대출이 담보대출인데다 금리가 높아 수익성이 좋고 대출규모가 큰 대기업 대출과 달리 건당 대출규모가 작아 리스크관리에도 용이하다며 시장공략에 열을 올리고 있다.
6일 금융감독원과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올해 7월말 기준 국내은행(18개사)의 중기 대출은 36조3000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60% 급증했다. 불과 3년전(2012년)만 해도 4조9000억원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하반기 은행들의 수익성 경쟁과 당국의 기술금융 압박으로 관련 대출을 급증하면서 2014년 말 증가폭은 35조4000억원까지 뛰었다. 올해는 반년 사이에 지난해 전체 증가폭을 넘어섰다.
중기대출 내 소호대출 비중도 급증해 2011년 말 37.4%에서 올해 상반기 45.6%로 상승했다. 자연스레 전체여신 중 소호대출 비중도 13.5%에서 16.6%로 증가했다.
▶좀비 중소기업은 늘고… 미국 금리인상엔 취약한 중기ㆍ소호대출=부진한 경제성장과 코앞으로 닥친 미국 금리인상은 중기ㆍ소호대출에 쏠린 은행권에 치명적인 손실을 안겨줄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중기ㆍ소호대출이 부동산 임대업 및 소비성 산업에 편중돼있어 경기에 민감할 뿐만 아니라 전체의 68%(2015년 상반기 현재 일반은행 원화대출금 기준)가 변동금리로 취급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잔존만기가 1년 이하인 고정금리대출이 차환시 변동된 금리를 적용받는다고 감안하면 1년 이내 금리변동 위험에 노출된 대출 비중은 92%에 달한다. 대기업의 변동금리대출 비중이 56%, 1년내 금리변동위험에 노출된 대출비중이 81%인 점을 감안하면 금리상승시 중기 차주의 이자부담이 대기업 차주보다 빠르게 증가할수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한국기업평가 분석결과 향후 1년 이내 금리가 0.5%포인트 상승할 경우 중기차주의 이자부담 증가율은 일반은행 합계 기준으로 10% 안팎이 될 것으로 추정됐다. 금리가 1%포인트 및 2%포인트 상승할 경우 이자부담 증가율은 각각 20%, 40% 안팎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측됐다.
연체율도 가계ㆍ대기업 대출과 비교 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중기대출 연체율은 올해 상반기0.8%로, 대기업 대출(0.5%) 및 가계대출(0.4%)보다 크게 웃돌고 있다. 은행들은 매년 11월 중소기업(신용공여합계액 500억원 미만인 기업 중 개별은행 신용공여금액 50억원 이상인 업체)을 대상으로 한 구조조정 대상업체를 발표하는데 올해 대상 기업수는 전년수준(125개) 또는 전년보다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 4개년간(2011년~2014년) 구조조정 대상 중소기업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13개 일반은행의 중기대출 요주의여신 30%가 고정여신으로 재분류될 경우 은행들은 2014년 연간 세전순이익의 2.5%규모인 1803억원을 추가로 충당금으로 쌓아야 한다. 정상여신 1%가 고정여신으로 재분류되면 6761억원, 2%가 재분류되면 추가충당금 적립 규모는 2조 5000억원에 달할 것이란 분석이다. 일반은행 중기대출의 담보ㆍ보증 대출 비중이 66%를 보이고 있는 점을 감안해 정상여신의 2%가 고정여신으로 재분류되는 한편 재분류 고정여신의 충당금적립비율이 40%까지 상향한다고 가정하면 추가 충당금적립 규모는 3조 5000억원에 육박한다. 일부 지방은행들에겐 세전 순손실이 예상된다. 올해 상반기 현재 중기대출의 요주의이하비율 및 고정이하비율은 각각 2.9%, 1.6%다.
김정현 한국기업평가 평가전문위원은 “최근 은행권 대출은 금리상승 위험에 취약한 대출구조일 뿐만 아니라 양적 수익기반 확대를 위한 과당경쟁으로 질적저하가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여신심사 및 리스크 관리 기준을 보다 강화하는 한편 한계기업에 대한 선별과 선제적인 구조조정으로 건전성 관리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hhj6386@her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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