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경기 불황의 여파가 회사채 시장에 불어닥치고 있다. 초저금리 상황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이 사채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기가 힘들어졌다는 얘기다. 반면 박근혜 정부의 공기업 정상화 기조가 이어지면서 공사채의 발행은 줄어, 공사채의 가격은 높아지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3년 만기 A0 등급 회사채의 신용 스프레드(국고채와 회사채 간 금리 차이)는 109.5bp(1bp=0.01%포인트)로 2011년 11월23일 이후 근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신용 스프레드 확대는 채권 시장 투자자들이 국고채보다 수익률이 높지만, 상대적 위험도가 높은 회사채를 기피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경기 불황 여파가 회사채 시장의 투심을 얼어붙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채권 시장 전문가들은 올해 대우조선해양 사태로 한계 상황에 부닥친 기업 전반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회사채 시장의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고 지적한다.
또 한일월드의 음파진동 운동기 사기사건에 얽힌 BNK캐피탈의 렌털 채권 미회수 가능성이 불거졌고, 최근엔 폭스바겐 사태로 국내 자동차 할부 금융사 폭스바겐파이낸셜서비스의 부실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을 미루는 사례도 나타난다. 박진영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업들은 발행 시기를 늦추거나 적정 발행 시기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 꼭 필요한 자금만 조달하는 상황”이라 설명했다.
반면 공사채 몸값은 상승하는 추세다. 공사채 다수가 우량등급인데다 정부가 공기업 재정 정상화를 강조하면서 공사채 발행 자체가 줄어든 것이 원인이다.
지난 7일 장외시장에서 토지주택채권(48회차)은 평균단가 1만4912원에 거래됐다. 서울철도(2008-11회차)는 1만1789원에 거래됐고 경기지역개발채권(2010-12회차) 역시 1만1259원에 거래됐다. 채권 발행기준가(1만원)를 고려하면 강세 거래된 셈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회사채 시장 투심 위축이 이어지면서 우량 등급인 공사채에 매수세가 몰리는 분위기”라며 “은행과 보험권이 공사채의 주수요자이고 올해 부지매각을 통해 현금이 확보된 한국전력공사나 분양호조의 덕을 보고 있는 한국토지주택공사채권에 관심이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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