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 5일(현지시간) 미국 애틀랜타에서 타결되면서 우리 정부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정부는 가입 시기를 놓친 것 아니냐는 논란과는 별개로 TPP 참여를 기정 사실화하고 적절한 시기를 타진한다는 방침이다. 우리나라는 2013년 11월부터 TPP 사실상 참여 쪽으로 가닥을 잡으면서도 회원국들간의 이해득실을 관망해 왔다.

TPP 막판 협상이 진행되던 5일 오후 김학도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실장은 “선진 통상국가를 지향해 온 한국은 이미 한중일 FTA,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등 지역경제통합 논의에 적극 참여 중”이라며 “TPP도 국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참여를 적극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진출처=헤럴드경제DB]
[사진출처=헤럴드경제DB]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국회 기획재정위 출석 등을 통해 TPP협상 타결 뒤 가입 협상을 본격화하겠다는 점을 거듭 밝히기도 했다.

TPP 참여는 ‘관심 표명’ 이후 기존 참여국과의 예비 양자 협의→공식 참여 선언→기존 참여국의 승인→공식 협상 참여 순으로 진행된다. 우리나라는 현재 당사국과 예비 양자협의를 벌인 상태다.

한국의 TPP 가입은 불가피한 흐름이라는 분석이 많다. 우리나라가 그동안 수출 대국을 지향하며 적극적으로 FTA를 체결하면서 경제의 외연을 넓혀왔기 때문에 이번에도 예외가 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더욱이 TPP에 가입하지 않으면 한ㆍ미 FTA를 통해 미국 시장을 선점한 효과가 감소하는 것은 물론 TPP 회원국과의 교역과 투자가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기준으로 한국과 TPP 12개국 간의 무역규모는 3553억달러로 우리나라 전체 무역의 32.4%를 차지하고 있다.

[사진출처=헤럴드경제DB]
[사진출처=헤럴드경제DB]

특히 석유ㆍ화학ㆍ전자ㆍ기계 등 우리와 주력 분야가 겹치는 일본이 TPP 회원국 내에서 점차 영향력을 키워간다면 한국의 입지는 쪼그라들 가능성이 크다. 실제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TPP 참여시 협정 발효 10년 후 실질 국내 총생산(GDP)이 1.7~1.8% 증가하지만, 불참 시에는 0.21%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일례로 TPP 참여 시 연간 2억~3억 달러 이상 무역수지 개선이 예상되지만, 불참시에는 제조업 분야에서만 1억 달러 이상 무역수지가 악화될 것으로 추정됐다. 다만 이미 초기 단계 협상에 참가하지 못한 만큼 추가 가입 시기 등은 전략적 고려를 충분히 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참여는 하되 시기를 잘 조율해야 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상당수 국가가 앞으로 합류를 시도하게 된다면 TPP가입에 실기한 우리 통상당국으로선 갈 길이 바빠질 수밖에 없는 처지다. TPP 참여 문제를 물밑작업을 진행할 이유가 없어진 이상 적극적인 타진으로 선회한다는 입장이다. 우선 지난 1월부터 민간 전문가들과 함께 TPP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운영해 온 TPP 전략포럼을 보다 구체화 한다는 방침이다. 이 포럼은 경제ㆍ산업, 정치ㆍ외교, 통상법, 개별 국가 등 세부 분야로 나눠 매월 2회 열어 왔다. 산업부는 TPP 전략 포럼에서 나온 의견을 바탕으로 외부 용역 작업 등을 거쳐 TPP 가입에 따른 효과를 최대한 키워나간다는 전략이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