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원승일 기자] 고농도 미세먼지가 며칠째 가을 하늘을 뒤덮으면서 정부의 미세먼지 저감 대책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으로 실외활동을 자제하고, 마스크를 착용하라는 주문말고는 이렇다 할 대응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비난도 쏟아지고 있다.
정부는 1, 2차 수도권 대기 종합대책과 함께 지난해부터 초미세먼지(PM2.5) 예보제를 시행 중이다. 정부는 최근의 미세먼지는 중국에서 넘어온 미세먼지와 기상여건이 맞물려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어서 뾰족한 해결책이 없다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23일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 등에 따르면 10월부터 중국에서 화석연료 난방을 하기 시작하면서 발생한 미세먼지가 우리나라로 넘어오는데 현재 서해상과 수도권 지역에 머물고 있는 상태다. 통상 중국발 미세먼지는 편서풍을 타고 동해로 빠져 나간다. 그러나 최근 고기압의 발달로 대기 흐름이 정체된데다 지속된 가뭄으로 비가 내리지 않아 미세먼지가 흩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환경부 기후대기정책과 관계자는 “이맘때 중국발 미세먼지가 급증하는데다 기상여건으로 미세먼지가 우리나라에 갇혀있는 형국”이라며 “이런 상황에서는 별 다른 대책이 없다”고 말했다. 결국 미세먼지 상황이 나아지려면 기상 여건이 개선되길 기다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지금과 같은 미세먼지는 이번 주말에 서울과 경기, 강원 지역에 비가 내리면서 다소 개선될 전망이다. 다만 비의 양이 많지 않고 고기압에 따른 대기 정체 상황이 계속돼 다음주 초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기후변화와 지속된 가뭄으로 가을 미세먼지가 만성화될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에 환경운동연합, 환경보건시민센터 등 환경단체들은 정부의 대책만으로 한계가 있어 차량2부제, 혼잡통행료 확대 등 미세먼지 대응책을 보다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환경보건시민센터에 따르면 미세먼지는 출퇴근 시간에 가장 많이 배출된다. 초미세먼지의 최대배출원은 자동차로 전체의 34.4%를 차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나라는 현재 베이징의 오염수준인 초미세먼지 ‘경보’ 발령시에만 차량2부제를 실시하고 있다.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은 “미세먼지 및 초미세먼지 ‘주의보’ 발령시에도 차량2부제를 실시하고, 각 지방자치단체가 대기오염 수준에 따라 자체적으로 판단해 실시할 수 있도록 정책 법규를 개정해야 한다”며 “서울과 중국 베이징에서 동시에 차량2부제를 실시해야 미세먼지를 줄이는데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서울 남산터널 등에서 실시 중인 혼잡통행료 구간 확대, 통행료 인상 등을 통해 차량 운행을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환경부는 차량2부제 실시, 혼잡통행료 징수 등은 지자체 소관으로 정부가 강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미세먼지 경보가 발령하면 차량 운행을 제한하거나 폐교, 사업장 조업 중단 등도 해당 지자체 장이 결정하게 돼 있다”며 “미세먼지를 줄이려면 지자체와 국민들의 자발적 참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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