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10명 중 9명 갑질 ‘피해 경험’ 10명 중 3명은 갑질 ‘가해 경험’ 갑질 사회…피해자, 가해자 따로 있지 않아
[헤럴드경제=이지웅 기자] 사회적 공분을 일으키는 갑(甲)질 행태가 근절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 직장인 절반 가까이가 사실상 감정노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직장인 3명 중 1명은 갑질을 한 적이 있다고도 응답했다. 전문가들은 사회구성원 대부분이 갑질의 피해자이면서도, 갑질의 가해자인 상황에 놓여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갑질은 특정 영역의 노동자만이 겪고 있는 특수 문제라고 보기 쉽지만, 사실은 거의 모든 업무 영역에서 발생하고 있는 광범위한 문제다. 안전보건공단의 ‘감정노동 근로자의 건강관리방안 연구(2014)’는 감정노동 연루 시간 등을 따져봤을 때 갑질에 취약한 감정노동자는 약 740만명으로 추산된다고 계산했다. 이것은 우리나라 전체 임금노동자의 41%에 달하는 것이다.
최근 잡코리아가 직장인 600여명에 물었더니 직장인 10명 가운데 9명(88%)이 갑질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했다. 구체적으로는 “내일 출근하면 확인할 수 있게 해주세요” 같은 관계사 직원의 무리한 요구(52.9%), “퀄리티는 뛰어나게, 비용은 저렴하게” 같은 고객사의 불가능한 요구(26.9%), “내가 너네 사장이랑 사우나에서…” 같은 인맥 자랑(16.8%) 등이 많았다.
문제는 이 설문 대상자 10명 중 3명(33.3%)은 갑질을 해본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갑질의 피해자와 가해자가 따로 구분되지 않는 데에 우리 사회 갑질의 특성이 있다고 지적한다. 한 대기업 협력업체에 근무 중인 박모(32)씨는 “대형마트에 장을 보러 갔다가 어린 판매직원에 마구 짜증을 내며 욱했던 적이 있었다”며 “그렇게 욕하던 행동을 내가 하고 있구나 싶어 아차 싶었다”고 말했다.
갑질이 누적될 경우 심각한 정서적 후유증에 시달리기도 한다. 다양한 언어폭력과 성희롱에 고스란히 노출된 서울시 120다산콜센터 상담사들을 조사한 결과, 자살 충동과 우울증이 일반 시민보다 2배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2013년). 우리 사회에 갑질이 만연한 것은 갑질에 인식 부족하고, 기업과 조직 차원의 대응이 미약하기 때문이다. 한국노동사회연구소가 밝힌 지난해 조사를 보면, 폭언과 폭행, 성희동 등을 경험한 유통서비스 종사자가 이에 대한 기업 차원의 해소 프로그램을 제공받은 비율은 10명 중 2∼3명에 불과하다.
물론 일부 민간기업에서도 갑질 고객에 강력하게 대처하는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NS 홈쇼핑의 경우 폭언을 일삼는 소비자는 따로 관리해 발신 번호를 원천 차단하고, 상습 악성고객은 ARS 통화가 불가능하게 했다. 애경산업은 상담사가 고객으로부터 유선을 통해 폭언과 성희롱을 당했을 경우나 강성 클레임을 상담했을 경우 1시간씩 휴식시간을 제공하고 있다.
plato@heraldcorp.com
<사진=게티이미지>
![“교과서 미래엔 AI가 있다”…‘AI 공장’된 미래엔 세종공장 [그 회사 어때?]](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2/news-p.v1.20260821.9213ff47283443e4aeec745e2b971c31_T1.jpg?type=h&h=240)
![일본서 사라진 인플레 ‘명목 앵커’…물가·엔화에 중요한 이유 [츠토무 와타나베]](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1/news-p.v1.20260816.209013b3297d4c92ab32710d529f3877_T1.jpg?type=h&h=240)
![프롬프트의 신법 [‘오늘’에 대한 우리 이야기]](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1/news-p.v1.20260901.203c531a96884d4da174595cad521d59_T1.png?type=h&h=2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