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 리뷰스타=전윤희 기자] 허당기 가득한 엉성한 모습부터 소름끼치는 악역까지. 누구보다 넓은 스펙트럼을 지닌 배우 이천희. 이번에는 영화 ‘돌연변이’를 통해 청년실업의 고충을 짐작케 하는 인턴기자 상원으로 변신했다. ‘돌연변이’는 제목처럼 ‘돌연변이’ 같은 영화다. 영화를 보다보면 ‘생선인간’이 된 박구(이광수 분)가 ‘돌연변이’인지, 아니면 그를 그렇게 만든 세상이 ‘돌연변이’인지, 영화를 보는 내가 ‘돌연변이’인지 헷갈리고 만다. 청년실업, 언론의 왜곡 보도, 인권의식 실종 등 지금 우리 사회와 멀지 않은 이야기들을 보고 있노라면 더더욱 ‘돌연변이’처럼 느껴진다. 보면 볼수록 생각할 게 많은 영화다. “토론토에서 봤을 땐 제일 영화적으로 좋다는 것도 있지만 ‘외국 관객들이 어떻게 이해하지? 아무도 안 웃고 우리가 하는 이야기에 공감을 못하면 어떡하지? 한국 정서를 이해할 수 있을까?’ 했어요. 그런데 외국분들이 쉽게 같이 웃고 같이 반응을 하시니까 한국 이야기가 아니라는 생각도 들고 ‘한국의 사회 현실을 반영한 영화가 아니구나, 전 인류가 공통적으로 고민하고 있는 부분인가보다. 그게 뭘까’라는 고민이 생겼었고요. 두 번째 봤을 땐 달라지는 게 없었고 세 번째 봤을 땐 첫 번째보고 나서 고민했던 부분이 이해되더라고요”“‘인간으로서 평범하게 사는 게 가장 힘든 거 아닌가하는 이야기를 하는 거 아닌가?’ 박구가 ‘평범하게 살고 싶었어요’라고 하잖아요. 평범하게 못살아서 일어난 일 같아요. 남들이 하는 거 하고 싶은 건데 어디서부터 잘못됐을까 봤을 땐 평범하게 살면 되는데 남들보다 더 가지려고 하고…. ‘남들보다 더 가지려고 해서 이런 문제가 생긴 게 아닐까, 영화가 시사하는 바가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또 보면 ‘이런 느낌인가?’ 할거예요. 보면 볼수록 다른 영화 같아요”

한국영화 사상 전례 없는 캐릭터에, 제40회 토론토 국제영화제와 제20회 부산 국제영화제 초청 등 ‘돌연변이’는 개봉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여기에 ‘더 폰’, ‘특종:량첸살인기’와 같은 날 개봉(10월 22일)하며 함께 주목받았다. “‘돌연변이’가 그 영화들과 나란히 가고 있는 게 너무 신기하면서도 가끔씩 답답한 것도 있어요. 우리 영화는 작은데 사람들은 똑같이 보면 억울하다고 할까요? 같이 비교되는 게 기쁘면서도 한편으로 관객들이 실망하실까봐 걱정돼요. 그 영화들이 100만 관객을 모으는 것과 우리가 100만 관객을 모으는 건 다른 거니까요”“‘돌연변이’는 작은 영화인데, 의미 있고 작지만 작아 보이지 않는, 우리 나름대로 가진 열정이 뭉쳐서 커 보이는 건데 말이에요(웃음). 지금 이런 영화가 이렇게 커 보이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거라 생각해요. 이런 부분에서 어떻게 해명할 수 없어서 아쉬워요. 사실 어떻게 얘기해야할지 모르겠어요. 이해도가 다른 영화? 허접해 보일 수도 있는 거고 ‘우와 대단하다’라고 할 수 있는 거고…. 포장이 크게 된 거 같아서 ‘뭐야 얘네’ 이렇게 보시면 어떡하지 조금 걱정이에요”

영화 ‘남영동1985’에서 감춰져 있던 이면의 진실에 대해 이야기했다면, 이번 ‘돌연변이’는 청년실업 문제에 대한 이야기다. ‘상업영화’라고 하기 힘든, 사회문제를 다룬 영화들에 연이어 출연한 이유가 있을까. “공통점이 있다고 생각 못했어요. ‘남영동1985’ 같은 경우는 잊고 살았던 부분인데 한번쯤은 영화로서 이런 이야기를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해서 참여에 욕심이 생겼던 거예요. 그런 이야기를 만들어 가면서도 끝까지 이경영 선배 축에 있는 인물이고 처음부터 ‘우리 선배 고문은 최고야’ 이런 건데 중간에 가면서 얘(김계장)도 허망할 거 같은 느낌이 들더라고요. ‘이런 팀 자체가 없어지는 상황에서 얘는 뭘 바라보고 사람을 고문한 거지? 얘는 신념을 가지고 했을 텐데. 결국에는 이 사람도 피해자 아닌가? 뭘 잘못한 건가. 잘못한 걸 몰랐을 거 아닌가. 결국 고문의 피해자는 당한 사람도 하는 사람도 모두가 피해자 아닐까?’ 마지막에 이경영 선배님의 편에서 빠져서 허망해하는 모습을 통해 그 이야기가 저 나름대로는 그런 얘기를 하고 싶었어요.” “‘돌연변이’도 하면서 많이 배웠어요. 이 영화가 사회문제를 다뤘다기보다 인간 본질에 대한 이야기를 한 거 같았고 구가 돌연변이냐 아니냐는 영화 본 사람들이 느끼는 거고, 그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서 다른 거 같아요. 한 번쯤은 돌아봤으면 하는? 생각해 볼 수 있는 영화인 건 확실한 거 같아요. 마냥 웃기고 마냥 재밌고 마냥 즐거운 영화보다는 뭔가 고민할 거리가 있는 영화가 대본 볼 때도 더 끌려요. 자꾸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영화 작업하는데 이왕이면 의미 있는 작품을 하고 싶은 느낌?”

이천희는 연기에 관한, 삶에 관한 기준이 분명했다. 차분히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는 이천희의 모습에서 ‘엉성함’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그 또한 이천희의 모습이고, 지금 내 앞에 있는 진지한 이천희 또한 이천희의 수많은 모습 중 하나다. “제 삶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요? 연기하면서도 고민하는 부분인데 진정성 같아요. 이게 ‘진실한가? 맞는 건가?’ 예능프로그램에서의 모습들도 저예요. ‘내가 아니야’라고 절대 말 못해요, 그게 나니까. 만들어놓은 이미지가 아닌 것처럼 진실하냐 안 진실하냐, 진정성이 있냐 없냐 같아요”“이천희는 그냥 이걸 못 느끼는 데 느끼는 척 할 수 없는 거고, 못 느꼈으면 느낀 만큼만 해야 하는 거 아닌가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앞으로도 그러고 싶어요. ‘그런 것처럼’이라는 게 ‘이래도 되는 건가? 그게 작더라도 조금이라도 그 마음이 진심어린 마음이 있어야하는 거 아닌가? 진정성 있는 배우? 진실 된 인간이고 싶어요. 마지막까지도 아닌 걸 아니라고 얘기하고 맞는 건 맞다고 얘기할 수밖에 없는. 그게 진실이니까요. 그냥 가끔은 덜 얘기하고 덜 하겠지만 진실하고 싶은 거? 인간으로서 마지막 지키고 싶은 건 진심 어린 거예요” (사진=박푸른 기자) idsoft3@reviewsta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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