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양규 기자] 정부가 추진 중인 특수고용직종사자보호법안(이하 특고법)이 논란이 되고 있는 이유는 단순하다. 이들에 대한 근로자성 인정여부다. 특종직종에 포함된 보험설계사의 경우 법적 신분이 근로자가 아닌 개인사업자란 점에서 논란은 더 클 수 밖에 없다. 이들의 법적 신분에 대한 해석이 제각각이다보니 정부도, 국회도, 경영 및 노동계 역시 답답하긴 마찬가지다.
정부는 이들에 대해 최소한의 사회안전망 확보란 차원에서 근로자성을 인정해 산재보험 가입 의무화를 추진하고 있다. 반면 보험업계는 정작 종사자들이 원하지도 않는데다 비용부담 증가로 인한 실직사태가 우려되고, 이는 곧 보험소비자들의 부담으로 전가될 수 있다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안전망이다” VS “폐단이다”=특고법 추진을 두고 정부와 경영계의 온도차는 현저하다. 첫 단추인 산재보험 의무화 법안부터 파열음이 적지않다. 정부는 저능률 보험영업종사자에 대한 최소한의 사회안전망을 확보해줘야 한다는 입장이나 보험업계는 정부의 정책결정이 되레 보험설계사의 실직사태를 초래할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보험설계사는 골프장 캐디 등 다른 특고직종사자와 동일시 할 수 없는 직종”이라며 “산재보험 의무 가입 사안도 보험설계사는 이미 보험료 전액을 보험사가 지원해 단체보험에 가입시키고 있고, 보험연구원 조사 결과 상당수의 설계사들이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즉 국민이 원하지 않는 것을 정부가 강제화하는 것이 국민복지증진이라는 취지에 부합하냐는 논리다.
이에 대해 정부는 보험업계의 주장이 궤변이라고 지적했다.
고용노동부 산재보험정책과 김남용 서기관은 “특고직종사자에 대한 보호방안은 2001년 노사정위원회 등을 통해 지속 논의돼 왔으나, 입장차가 확연해 특별법 등과 같은 보호체계를 만들지 못했다”며 “이런 와중에 2008년에 근로자는 아니지만 근로자에 준하는 대우를 해주자는 취지로 산재보험을 어렵게 도입한 바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당시 정부의 일방적인 결정이 아닌 사회적 합의가 충분히 이뤄진 결과”라고 덧붙였다. 다만 강제가 아닌 사회적 합의로 이뤄진 조치다보니 실효성이 떨어진다게 정부의 판단이다.
김 서기관은 “보험업계의 주장과 달리 산재보험에 대해 모르는 보험설계사들이 태반”이라며 “산재보험은 기본 보상개념이며, 민간보험은 보완차원인데, 민간보험과 사회보험에 대한 선택권을 인정해 달라는 보험업계의 주장은 궤변”이라고 주장했다.
국회 역시 최소한의 안전장치 마련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새나라당 김성태 의원측은 “노동계의 주장은 특고직종사자들을 근로자로 인정해 단체교섭권 등 완전 노동자로 인정해 달라는 것”이라며 “이 같은 노동계의 주장을 완화하면서 사회안전망도 확보하자는 차원에서 산재보험이라도 가입할 수 있도록 해주자는 게 정부 의도”라고 해석했다. 또 “산재보험 의무화법안은 환노위 소속 15명의 의원 중 14명이 공감한 법안”이라고 의원측은 밝혔다.
▶근로자냐 vs 개인사업자냐 ‘이견팽팽’=정부와 국회는 근로자성을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 서기관은 “수년간 노사정에서 논의된 이유는 이들이 실제로는 근로자처럼 일을 하지만 출퇴근, 근태평가 등 사업자의 직접적 지휘감독을 받지않거나, 일한 만큼 성과를 받아가는 체계여서 근로자의 판단기준을 총족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들 역시 근로자와 유사한 노무를 제공하고, 이에 업무상 위험에 노출돼 있으나 근로기준법의 전면 적용이 어려웠던 부분이 특고논란의 시발점이었다”며 “이에 제기된 절충안이 산재보험의 특고특례제도였다”고 덧붙였다.
보험업계는 정부의 오판이라 맞서고 있다.
업계 한 고위관계자는 “대법원에서도 보험설계사는 근로자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법적 판단을 인정하지 않고, 기존의 법적판단을 뒤짚기 위해 법안을 만들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당초 특고직종을 분류할 때 다른 특고직종과 보험설계사를 동일시한 것 자체가 오판이었다”며 “특고직종에 대한 세심하고 현명한 재검토 작업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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